중동 분쟁과 미국 국채 금리 급등 등으로 국내 증시가 내림세를 보이는 한편, 4월 말부터 5월까지 다수 기업들이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공모주가 투자 대안으로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는 올해 들어 이어진 IPO 흥행세가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5월 말까지 총 14곳의 공모주 청약이 예정 중이다. 22~23일에는 디앤디파마텍이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23~24일에는 민테크가, 24~25일에는 코칩이 일반투자자 청약을 실시한다.
디앤디파마텍과 민테크는 이달 진행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각각 848.50대 1, 946.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인 3만3000원, 1만500원으로 확정했다. 코칩은 19일까지 수요예측을 마친 뒤 공모가를 책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이어 25~26일에는 상반기 대어급 IPO 주자 중 하나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공모주 청약이 예정돼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희망 공모가액 기준 상장 뒤 시가총액 3조2582억~3조7071억 원을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예상 시가총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
4월 말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는 기업들은 5월 2일 디앤디파마텍을 시작으로 3일(민테크), 7일(코칩), 8일(HD현대마린솔루션) 등 연달아 상장할 예정이다.
5월 들어서는 기업 3곳, 기업 인수목적회사(SPAC·스팩) 1곳의 공모주 청약이 동시에 진행되는 등 ‘IPO 슈퍼위크’가 이어진다. 내달 7~8일 씨어스테크놀로지, 아이씨티케이, 이노그리드와 KB스팩28호가 공모주 청약을 준비 중이다. KB스팩28호(29~30일)를 제외한 기업들은 현재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 중이다.
이후에도 5월 13~15일(노브랜드, 에스오에스랩), 27~28일(하스) 등이 일반투자자 청약을 진행을 예정에 두고 있다.
IPO는 올해 들어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따따블(공모가의 4배로 상승) 사례는 1월 상장한 우진엔텍이 유일하지만, 15개 기업(스팩 제외)의 상장일 종가 기준 수익률은 평균 123.73%로 상장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고평가를 받으며 올해 IPO 기업 모두가 희망 공모가를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 짓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증시 불황에 따라 공모주 투자가 대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내다보는 등 과열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와 경제 불황 가운데 앞서 IPO를 진행한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업계에서 공모주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부동산 운용사들 일부도 공모주 투자에 나서는 등 플레이어도 늘어나면서 수요예측에서부터 희망공모가 상단을 초과하는 금액으로 세게 넣으면서 배정 주식을 되도록 많이 확보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신규 상장주의 주가 상승률이 크게 낮아지거나 손해가 발생한다면 자연스럽게 공모주 열풍이 잦아들 수 있겠다”면서도 “과열 양상은 조금 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