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팹리스산업협회(이하 협회)가 국내 팹리스 산업 육성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협회가 중심이 돼 기업 간 협업 시스템 구축, 인재 양성 등 다양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경수 협회장(넥스트칩 대표이사)은 22일 오전 경기 성남시 넥스트칩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같은 계획을 내놨다.
김 협회장은 “지금까지는 팹리스끼리 협력하는 케이스가 많지 않았다”며 “이제는 칩렛이 대세다. 이것을 하려면 핵심 IP(설계자산)에 대한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그간 누가 어떤 기술을 가졌는지 잘 알기 힘들어 어려웠다”며 “협회가 각 회원사의 핵심 코어 기술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해 서로 연결해주고, 그렇게 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무엇보다 인재 양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판교를 중심으로 기업과 학교 등이 모이고 있는데, 협회가 앞장서서 인재 양성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협회장은 “(판교에) 가천대, 카이스트, 서강대 등이 들어올 예정이다. 학교 위주로 인력양성센터를 준비하고 있다”며 “단순히 6개월에서 1년 정도 교육하는 게 아니라 석·박사 프로그램까지 연결해 학위까지 얻을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의 변화에 따른 기존 인력의 재교육도 중요한데, 이것은 중급 교육 과정”이라며 “특정 기술에 대한 깊이 있는 교육, 미래 기술에 대한 트렌드 교육 등 협회가 중급 교육의 컨트롤 타워가 돼 주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제 막 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김 협회장은 “팹리스 특성상 실제 상품이 나오지 않으면 검증하기 어렵다”며 “파운드리 기업들과 협력해 레거시 공정을 써야하는 작은 팹리스 업체들에게 MPW(멀티프로젝트웨이퍼)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나아가 글로벌한 파운드리도 많다. 이쪽에도 네트워크를 잘 쌓아 협회에서 테크데이를 하는 등의 과정도 필요하다”며 “투자를 잘 받지 못하고, 인력면에서 어려운 업체들에게 결과물을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팹리스 산업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김 협회장은 “한국은 인력 퀄리티가 좋아 적은 수의 인력으로도 빠르게 칩을 내놓을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여기에 삼성파운드리 등 소통이 잘 되는 파운드리도 있고, 글로벌 OSAT(반도체 후공정) 기업들도 국내에서 제조라인을 갖고 있거나 영업을 하고 있다. 에코시스템도 잘 구축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술적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이제는 팹리스 업계에서 스타가 나타날 때가 됐다. 한국의 엔비디아가 나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