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펀드를 주로 다루던 운용사들이 공모주 펀드를 신규 출시해 공모주 투자에 나서고 있다. 길어지는 부동산 시장 불황에 수익채널을 다양화해 이를 타개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업계 1위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은 2023년부터 올해까지 4개의 공모주 관련 사모 펀드를 판매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해 8월 ‘이지스 하이일드 공모주 일반사모투자신탁 제1호’ A클래스, C클래스, C-ⅰ클래스 3종의 판매를 개시했다. 현재 C-ⅰ클래스에만 110억 원 규모 등록잔액이 남아있다.
올해 2월에는 ‘이지스 공모주 일반사모투자신탁 제2호’ 판매를 개시했다. 해당 펀드 등록잔액은 140억 원이다.
코람코자산운용은 지난해 11월 ‘코람코 하이일드 공모주 멀티에셋 일반사모투자신탁 제39호(채권혼합)’을 신규 설정해 등록잔액 25억 원을 유지 중이다.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은 올해 2월 ‘타이거대체 공모주 일반사모투자신탁 20호’ 펀드 판매를 시작했다. 등록잔액은 200억 원이다.
메테우스자산운용은 지난해 6월 ‘메테우스 공모주알파 일반사모투자신탁제1호’ A, C, C-S 등 3종에 이어 이달 ‘메테우스 공모주플러스 일반사모투자신탁제1호’를 신규 판매했다. 총 등록잔액은 144억 원 규모다.
이들 운용사는 대부분 부동산 펀드가 주력이지만, 주식형·채권형 펀드 사업부도 갖추고 있어 공모주 펀드 설정이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진출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부동산 시장 불황이 길어지면서 부동산 펀드 수익성 저하가 뚜렷한 가운데 수익률이 두드러지는 기업공개(IPO) 시장을 노린 공모주 펀드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종합 운용사를 제외한 부동산 펀드 순자산 총액 상위 10개 운용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약 1283억 원으로 2022년 2386억 원 대비 46.2% 감소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공모주 시장 강세 흐름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 것"이라며 "앞서 출시한 공모주 펀드 성과를 기반으로 올해 공모주 펀드를 신규 출시했다"고 전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본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열심히 했던 운용사들이 최근 PF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일부가 공모주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영향으로 기관 공모주 투자 플레이어가 늘어나면서 최근 수요예측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