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여간의 벤처투자 혹한기 속에서도 차별화된 사업 모델과 경영 전략으로 흑자 성적표를 받아들이며 경쟁력을 입증한 스타트업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7일 벤처 투자 정보업체 더브이씨에 따르면 2900개 스타트업 중 2022년 영업손실을 냈었으나 지난해 10억 원 이상의 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한 스타트업이 25개로 조사됐다.
쿠팡을 필두로 △오름테라퓨틱 △매드엔진 △당근 △힐링페이퍼 △로드컴플릿 △브레이브모바일 △숨고 △피알앤디컴퍼니 △넵튠 △디앤디파마텍 △에이블리코퍼레이션 △클라이맥스스튜디오 △이투마스 △즐거운 △아하앤컴퍼니 △백퍼센트 △소셜빈 △위랩 △퍼플랩스헬스케어 △폴레드 △블리몽키즈 △백패커 △두핸즈 △데이원컴퍼니 △위펀 등이다.
국내 대표 지역생활 커뮤니티 당근은 작년 별도 기준으로 매출 1276억 원, 영업이익 173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8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누적 가입자 3600만 명,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900만을 기록하며 국민 앱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당근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해왔다. 2023년 연간 매출 1276억 원은 지역 커뮤니티 사업을 본격화한 2020년 매출 118억 원 달성 이후 3년 만에 10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당근의 실적 성장은 하이퍼로컬 시대에 최적화된 광고 솔루션이 견인했다. 광고주 수와 집행 광고 수는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2.5배 이상 성장했다. 최근 3년간 광고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은 122%로 매년 두 배 이상의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당근은 지속적인 광고 플랫폼 고도화와 상품 다각화로 하이퍼로컬 마케팅 채널로서의 독보적 입지를 굳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미용 정보 플랫폼 강남언니를 서비스하는 힐링페이퍼는 영업비 효율화 및 해외 서비스 성장에 기반을 둬 2023년 매출액 417억 원, 영업이익 122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비용 효율화와 해외 서비스 성장이 이번 실적 호조 배경으로 분석된다.
현재 힐링페이퍼는 일본을 비롯해 중국, 태국, 베트남 등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별도 앱을 출시하는 등 힐링페이퍼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실제, 지난해 강남언니를 통해 국내 병원을 찾은 일본인은 전년보다 12배 늘었고 가입자 600만 명 중 일본인이 90만 명에 육박할 정도다.
회사는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에 탄력을 받기 위해 글로벌 앱인 ‘언니(UNNI)’를 출시하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 피부과, 성형외과의 가격정보와 후기를 제공, 중개하고 있다. 힐링페이퍼는 한국 본사, 일본 지사에서 플랫폼 기술 개발, 국내외 사업 운영과 마케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계획된 적자 전략을 지속하며 2022년 영업손실 규모가 744억 원 규모까지 커졌던 에이블리는 역대 최고 매출을 경신하며 창사 첫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광고비를 2022년 437억 원 대비 228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였음에도 전년 대비 45%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다. 뷰티와 디지털, 라이프, 푸드 등 비 패션 카테고리 거래액이 급증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밖에 숨고 운영사 브레이브모바일, 핸드메이드 플랫폼 아이디어스 운영사 백패커 등도 흑자를 냈다. 만성 적자로 사업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었으나 고금리 및 경기 둔화 환경 속에서도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플랫폼 사업에 대한 투자가 다시 늘어날지도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