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인상, 자사주도 매입
시간 외 거래서 주가 7%↑
애플이 2일(현지시간) 사상 최대 규모인 1100억 달러(약 150조8100억 원)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하락한 주가를 끌어 올리기 위한 시도”라고 풀이했다. 이날 애플 주가는 장마감 이후 7% 이상 상승했다.
이날 애플은 장 마감 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자사주 매입은 지난해 900억 달러보다 22% 늘어난 수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배당금 규모도 주당 24센트에서 1센트 올린 25센트로 인상했다.
애플이 공개한 1분기 매출은 907억 5000만 달러로 월가 예상을 웃돌았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 감소했다. 순이익도 236억 4000만 달러로 2% 줄어들었다. WSJ는 “월가의 눈높이가 낮아진 탓”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폰 판매 부진이 뼈아팠다. 아이폰 매출은 459억 6000만 달러로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 급감한 규모다.
애플은 “수요 약세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워치 등 기타 제품 매출도 지난해 대비 10%가량 줄어든 79억 달러에 그쳤다. 같은 기간 맥(Mac) 매출은 74억 5000만 달러, 서비스 부문 매출은 239억 달러로 집계됐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다음 주 새로운 아이패드를 출시하고, 내달 열리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 관련 ‘큰 발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빅테크와 달리 AI 연관성을 갖지 못한 애플의 주가가 오르지 못하자, 팀 쿡이 직접 나서 AI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투자자들은 AI가 차기 아이폰 수요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WSJ는 “지난 세대의 아이폰은 흥미롭지 않았지만, 아이폰 16에 AI 기능이 출시되면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2월 판매를 시작한 가상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의 판매량이 저조한 것에 대해선 쿡 CEO는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므로 흥분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팀 쿡은 중국 내 사업도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고 강조했다. 1분기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 매출은 8% 감소한 163억7000만 달러로, 월가가 예상한 152억5000만 달러보다 훨씬 나은 실적을 기록했다. 팀 쿡은 “우리는 중국에서 성과에 만족했다”며 “현실은 때때로 여러분이 보는 것과 다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