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존중하는 정치 해법 필요
미국 국무부 장관이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을 내놨다.
13일(현지시간)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물리치는 ‘완전한 승리’를 달성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현재 군사 전략으로는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캠벨 부장관은 마이애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청소년 서밋’ 행사 강연에서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완전한 승리를 이야기하지만 사실상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9.11테러 이후 미국이 처했던 상황과 더 비슷하다”며 “민간인이 떠난 이후에도 많은 폭력과 반란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한 후에도 현지에 주둔하며 탈레반과의 갈등이 있었던 일을 언급하며 경고한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로부터 ‘완전한 승리’를 거두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대규모 공격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 라파 침공 시 무기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며 하마스 완전 소탕을 주장하는 이스라엘과 견해차가 커지고 있다. 캠벨 부장관의 이번 발언도 바이든 정부의 결정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캠벨 부장관은 “나는 정치적 해법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와 다른 점은 많은 국가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권리가 더 존중되는 정치적 해법으로 나아가길 원한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정치적 해법을 거론한 것은 하마스 전멸 목표에 집착하기보다는 하마스를 대체할 새로운 세력이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전후 구상’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