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에서 3주간 사리 공개...조계종 “환희롭다”
미국 보스턴미술관이 보관하던 고려시대 스님 등의 사리가 약 100년 만에 본래 소장처로 추정되는 경기 양주시 회암사지로 돌아갔다.
19일 회암사 사리이운 봉행위원회는 회암사지에서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 축제 및 삼대 화상 다례재’를 봉행했다.
이날 이운된 3여래(부처) 2조사(祖師)의 사리는 일제 강점기 유출된 것으로 추정돼, 약 100년 만에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 자리로 돌아감)했다. 앞서 보스턴미술관이 사리를 기증 형식으로 조계종에 반환해 지난달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모셔진 바 있다.
이번에 반환된 사리는 가섭불·석가모니·정광불(연등불) 등 세 부처와 고려시대 스님인 나옹선사와 지공선사의 것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법어에서 “몸에서 나온 법신 사리와 몸 밖에서 나온 법사리로 구분할 수 있다”면서 “정광여래와 가섭여래의 사리는 법사리요, 서가여래(석가모니)와 지공·나옹 조사의 사리는 법신 사리”라고 소개했다.
이어 “불조사리를 오늘 비로소 사부대중과 함께 장엄하고 거룩하게 봉안할 수 있어서 환희롭다”며 “국가가 부흥하고 국민이 평안하며 불교가 중흥되는 역사적인 새 천 년이 시작되는 날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법어를 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주호영 국회 정각회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 2009년부터 지속돼 온 보스턴미술관 소장 사리 및 사리구 관련 논의는 지난해 4월 김건희 여사의 미술관 방문을 계기로 논의가 재개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진우스님은 “영부인께서 사리 이운 봉안에 공덕주가 되셨으니 후속적인 역사에도 힘을 보태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사리구는 임시 대여 형태로 국내에 들어온다. 사리구의 정식 명칭인 ‘은제도금라마탑형 사리구’는 상호 교류 전시 및 보존처리 등을 위해 일정 기간 임시 대여하기로 했다. 사리구는 사리를 보관하는 그릇을 말한다.
이번에 돌아온 사리는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 특별 친견실에서 오는 21일부터 3주간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