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필두로 글로벌 주요국 증시의 사상 최고치 랠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증시만 글로벌 랠리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초까지 극도로 부진세를 보이던 중화권 증시 역시 최근 강한 반등 랠리를 보여주고 있다.
22일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들어 대만 증시와 한국 증시간 차별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일 종가기준 대만 가권지수는 올해 들어 18.4% 상승한 반면 코스피 지수는 2.6% 상승에 그친다"며 이같이 밝혔다.
주가 상승률 외에 한국과 대만의 시차총액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팬데믹 기간 중 대만 시가총액이 한국 시가총액을 일시적으로 웃돈 적은 있지만, 최근처럼 대만 시가총액이 한국 시가총액을 큰 폭으로 웃돌고 격차를 확대한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격차의 배경에는 차별화된 대장주 주가 흐름이 꼽힌다. 대만 증시의 대장주인 TSMC 주가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약 40% 이상 급등했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0.1%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대만 TSMC와 삼성전자 간 시가총액 격차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TSMC와 삼성전자 간 시가총액 격차 확대는 양사의 경쟁력이 예상과 달리 크게 벌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대미 수출 역시 한국과 대만 증시의 차별화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국내 대미 수출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보이고 있지만, 대만의 대미 수출 증가 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미 수출은 올해 들어 1~4월 중 전년 동기 17.7%의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만의 대미 수출은 올해 들어 급증하고 있다. 2023년 1.6% 증가에 그쳤던 대만의 대미 수출은 올해 1~4월 중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급증했다.
박 연구원은 "1~4월 대만의 총수출 증가율이 10.8%임을 고려할 때 대만의 대미 수출 증가 폭은 다소 이례적 수준"이라며 "미국 인공지능(AI) 붐 사이클에 대만 TSMC 등 반도체 업체들이 큰 수혜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반도체를 중심으로 첨단산업 공급망 재편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대만이 한국보다 아직까지 상대적으로 큰 수혜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경제는 중국 쇼크의 타격도 더 깊게 입었다. 한국과 대만의 대중 수출 추이를 비교해보면 대만보다 한국의 대중 수출의 경우에는 더욱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