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인 절반, 학자금 대출에 진학 포기
고소득층은 자녀 학사 학위 중요한 가치
미국인 30%가 대학 학위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인 약 3분의 1이 “대학 학위는 가치가 없다”고 답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퓨리서치 조사 결과를 인용해 “미국 성인 절반은 대출이 필요 없는 경우에만 대학을 가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보도했다. 응답자의 22%만 학자금 대출을 받고서라도 대학에 진학해야 한다고 답했다.
10명 중 4명은 대학 학위가 고임금 직업을 갖는 데 그다지 중요하지 않거나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반면, 학위가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4분의 1에 불과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물류와 운송 등 학위가 필요 없는 근로자의 임금이 급격하게 인상한 데에 따른 결과다.
대학 학비가 오르고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학자금 대출에 시달리면서 대학의 경제적 ‘이점’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학비의 과도한 인상으로 학생과 학부모가 고등 교육에 대해 점점 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퍼스트헤리티지뱅크의 브래드 코헨 수석 대출책임자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비용 대비 편익이 4년제 학위에 불리하게 바뀌고 있다”라며 “의사가 되거나 변호사 또는 특정 전문직이 아닌 이상, 대학은 가장 큰 돈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근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역시 “학사 학위를 소지해도 노동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적다”는 리포트를 발표했다.
해당 결과를 보면 올해 1분기 대학 졸업자(대졸자)의 실업률은 평균 4.7%에 달했다. 학사 학위가 없는 노동자의 실업률은 6.2%였다. 1990년 이후 격차 폭이 가장 좁았다. 대학 ‘프리미엄’은 여전히 존재하나 격차가 줄어든 셈이다.
불완전 고용 문제도 대졸자에게 달갑지 않다. 대졸자의 불완전 고용 비율 2022년 말 이후 약 3%포인트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10명 가운데 4명이 대학 학위가 필요하지 않은 직종에 종사하고 있었다. 큰돈을 들여 대학을 졸업해도 고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뉴욕 연은은 미국의 고소득ㆍ중산층은 대학 진학 의지가 강하다고 밝혔다.
아직 대졸자의 소득과 총자산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미국인의 소득과 자산보다 많고 실업률도 전체 기준보다는 낮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녀의 재정적 안정을 위해서라도 학사 학위를 취득하길 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