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車 등대공장 17곳…한국 ‘0곳’, 중국 ‘10곳’
“자동차 기업-설비 기업 간 유기적 네트워킹 필요해”
우리나라 자동차 공장 중 제조업 신기술이 대거 적용된 ‘등대공장’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28일 발표한 ‘등대공장을 통해 본 자동차 제조공정 혁신 동향’에 따르면 2019~2023년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등대공장 중 우리나라에 위치한 공장은 한 곳도 없었다.
이 기간 전 세계 자동차 등대공장은 총 17개로 집계됐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10개로 가장 많은 비중(58.8%)을 차지했다. 프랑스·튀르키에는 각 2개, 인도·브라질·독일이 각 1개씩 선정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포스코, LG전자, LS일렉트릭 등이 등대공장으로 선정됐으나 자동차 분야는 아직까지 없는 상황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주요 제조국으로 떠오른 중국의 경우 2015년부터 ‘중국제조 2025’를 바탕으로 국가 차원에서 전 제조업의 스마트 제조를 확산하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과 목표를 설정 및 추진했다. 특히 일정 규모 이상의 제조공장은 70% 이상 디지털화·네트워크화를 실현하도록 했으며 스마트제조 시범 공장을 500개 이상 건설하며 등대공장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제조 분야별로는 르노, BMW, 상하이자동차(SAIC) 등 완성차사가 등대공장 6곳을 운영하고 있었다. 보쉬(4개), CATL(3개) 등 부품사는 11곳을 보유 주이다.
이 기업들은 노동력 부족, 공급망 리스크, 비용압박, 탄소중립 등 산업변화에 대응하고 불량률 감소, 제품 다양화, 제조 속도 개선 등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하여 장비 예지보전시스템, 디지털트윈, 머신러닝 기능 등을 활용하고 있다.
공장별로 추진한 공정혁신을 유형화하여 구분한 결과, 장비고도화 28.4%, 데이터 관리 25.7%, 공정․물류자동화 17.6%의 순서로 나타났다. 자동차 산업은 다양한 소재·부품 및 공정이 필요한 조립산업으로 공정간 협력 효율이 중요하고 소비자 수요의 변동성이 커지며 시장 출하까지 걸리는 리드타임을 단축시키기 위해 장비고도화 및 데이터 관리에 투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가치사슬 전반의 디지털 전환으로 자동차 선진국들은 첨단 제조설비 구축에 주력하고 있으며 전동화․자율화로의 자동차 전환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생산 현장에서의 변화가 중요한 경쟁요인”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제조 과정에서 데이터를 활용해 효율성을 높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자동차 기업-설비 기업 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국내 노동여건, 작업환경 및 작업자에 최적화된 설비를 우선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산업 간 공동연구개발 및 유기적인 네트워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