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둔화 등에 탄소 배출량 2.5% 감소 예상
과도한 태양광 설치, 여전히 높은 석탄 의존도 등 문제도
세계 ‘기후 악당’으로 불리던 중국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탄소배출량을 줄였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지구 온난화 주범으로 꼽히던 중국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시작한 것은 세계 환경오염이 절정에 달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영국 기후변화 분석 단체 카본브리프가 이날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의 3월 탄소배출량은 지난해보다 3% 감소했다.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카본브리프 아시아 사회정책 연구소의 로리 밀리비르타 선임 연구원은 “중국 내 풍력발전소와 태양광 설치 증가가 전력 수요를 대체했고, 부동산 시장 둔화는 철강·시멘트 사용을 줄여 탄소 배출 감소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의 석유 소비 증가는 멈췄다”며 중국의 석탄 화력 발전소 감소로 올해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이 2.5%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감소세는 최근 중국이 경제 회복을 위해 제조업에 투자하면서 공장 가동으로 환경오염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과 대조된다. 밀리비르타는 “4월에도 감소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국이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정점을 찍겠다고 말했던 것보다 훨씬 이전에 배출량이 정점을 찍은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정 에너지원이 유지된다면 중국의 탄소 배출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줄어드는 추세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0년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정점을 찍고 206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쌍탄(雙炭)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후 중국은 2023년 미국보다 더 많은 태양광을 설치했고, 전기차 시장을 활성화하는 등 청정에너지 국가로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하지만 중국의 탈(脫)탄소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전역에서는 낮 동안 최고조에 달했다가 밤에 사라지는 태양열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의 4월 태양광 설치량은 두 달 연속 감소했지만, 여전히 곳곳에 많이 남아있어 해결은 요원하다.
또한 중국이 화석 연료인 석탄 의존도를 낮추지 않는 한 탄소 중립이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글로벌에너지모니터(GEM)는 지난달 전 세계 석탄 발전소가 2% 증가했으며, 그 중 3분의 2가 중국이 차지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