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미국 무기로 러시아 본토 때리나...블링컨 가능성 시사

입력 2024-05-3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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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면서도
“미국은 상황에 따라 적응하고 조정” 여지 남겨
전날 마크롱과 숄츠도 본토 타격 지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9일(현지시간) 몰도바 키시너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키시너우/AFP연합뉴스
유럽에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그간 절대 안 된다던 미국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몰도바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이 가장 잘 방어할 방법에 대해 스스로 결정해야 하고, 미국 정부는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필요에 따라 적응하고 조정해 왔다”고 말했다.

이후 한 기자가 ‘적응과 조정이라는 말이 러시아 내에서 미국산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지지할 수 있다는 의미인지’ 묻자 “적응과 조정은 바로 그런 의미”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본토 공격을 장려하거나 허용한 적은 없다”는 기존 입장도 함께 되풀이했다.

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블링컨 장관의 발언이 미국의 기조 변화를 의미하진 않더라도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수용할 뜻은 내비친 것으로 해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8일(현지시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베를린/로이터연합뉴스
본토 공격에 관한 얘기는 유럽에서 먼저 나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그들(우크라이나)이 미사일이 발사되는 (러시아) 군사 기지를 무력화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공격에 관여하지 않은 민간 지역이나 군사시설을 타격하는 데는 우리가 지원한 무기가 사용돼선 안 된다”는 조건도 걸었다.

숄츠 총리도 “우크라이나는 국제법에 따라 모든 옵션을 갖고 있다. 공격을 받았으니 스스로 방어할 수 있게 허용해야 한다”며 공감을 표했다.

그러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린 러시아 미사일이 발사되고 전투기가 출격하는 모든 위치를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서방 무기로 이들 지역을 표적으로 삼는 것은 전적으로 정치적 결정”이라며 “결정을 내려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역시 “모든 동맹국이 규제를 해제할 때가 왔다”며 힘을 실어줬다. 그는 “특히 국경과 가까운 하르키우에서 많은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 본토의 군사 목표물에 대한 동맹국 무기 사용을 부정하는 것은 우크라이나가 자신을 방어하는 것을 매우 어렵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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