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쌓인 우주 비밀 푸는 주요 단서 제공
물 등 달기지 건설 위한 자원 측면서도 중요
통신·이착륙 어려움 극복…화성 등 다른 탐사에도 도움
1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달 지질학 전문가인 존 페르넷 피셔 맨체스터대학교 교수는 창어 6호의 달 뒷면 안착 소식에 “아무도 본 적 없는 암석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가 매우 흥분하고 있다”며 “행성은 어떻게 형성되는지, 지각은 왜 형성되는지, 태양계에서 물의 기원은 무엇인지와 같은 정말 큰 질문에 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계에서는 중국이 이번 탐사 임무에 성공한다면 수수께끼에 쌓인 ‘우주의 비밀’을 푸는 열쇠를 얻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달의 뒷면은 지구에서 보이지 않고, 인류에게 익숙한 앞면과는 몇 가지 중요한 지점에서 차이가 있다. 달의 앞면과 뒷면은 지질은 물론이고 지각의 두께도 다르다. 지금까지 달 탐사를 통해 수집된 달 앞면의 대부분의 토양 샘플은 아이슬란드나 하와이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화산암이었지만, 뒷면의 토양은 다른 화학적 성질을 지니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이번에 창어 6호가 착륙한 달 남극-에이킨 분지는 태양계에서 가장 큰 분화구 중 하나로, 달의 내부 핵인 맨틀 깊숙한 곳에서 나온 물질을 수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달의 뒷면에는 지구와 달, 초기 태양계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구는 약 46억 년 전 원시 지구와 화성 크기의 행성이 충돌해 만들어졌다는 설이 유력하다. 충돌 직후 달은 녹아내린 마그마로 뒤덮여 서서히 굳어졌다고 한다. 이때 굳어지는 방식이 균일하지 않아 뒷면의 두꺼운 지각이 앞면보다 더 오래 전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뒷면을 조사하면 원시 지구와 달의 상태를 알 수 있는 단서를 얻는 것이다. 일본 국립천문대의 아라키 히로시 조교수는 “달은 지구와 달리 40억 년 전의 것도 많이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달은 과학적 연구뿐만 아니라 물을 비롯한 자원 조사 측면에서도 중요한 곳으로 꼽힌다. 달의 남극과 북극 근처에는 그늘에 가려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곳이 있는데, 이곳에 대량의 얼음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물에 대한 접근성은 과학 연구를 위해 달에 인간 기지를 건설할 때 성공 확률을 크게 높인다. 물은 인간이 마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산소와 수소로 분해해 로켓의 연료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달에서 화성으로 우주개발을 진행하는 데에도 중요 자원으로 꼽힌다.
또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의 뒷면을 탐사하는 것은 통신과 이착륙 등에 있어 앞면과는 난이도가 확연히 다르다. 그만큼 이번 임무에서 쌓인 노하우는 화성과 소행성 등 태양계 다른 영역을 탐사하고 개척하는 데에도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