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러시아 사이버 공격에 골머리…곳곳서 경고음

입력 2024-06-0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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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러시아 위협에 위험단계 상향
MS, 파리올림픽 겨냥한 러 공격 경고
독일, 집권당 공격에 러시아 제재 검토

▲트로엘스 룬드 포울센 덴마크 국방장관이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코펜하겐/EPA연합뉴스

유럽이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에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파리 올림픽에 이르기까지 여러 이유로 러시아의 공격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덴마크 사이버보안센터(CFCS)는 러시아의 사이버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사이버 공격 위협 수준 평가를 ‘낮음’에서 ‘중간’으로 상향한다고 발표했다.

‘중간’은 전체 5단계 중 세 번째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공격이나 해로운 활동에 대한 의도와 능력을 갖춘 한 명 이상의 행위자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트로엘스 룬드 포울센 덴마크 국방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우린 갈수록 사보타주(파괴 공작)와 영향력 행사, 사이버 공격을 통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에 도전하려는 러시아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덴마크를 향한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덴마크가 러시아 사이버 공격을 경고한 것은 지난주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의 발언과 맞물리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라스무센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내 군사 목표물을 공격하기 위해 덴마크가 지원한 F-16 전투기를 사용하는 것은 전쟁 규칙 안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에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지지를 표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공개한 러시아 ‘파리 올림픽 겨냥’ 사이버 공격 사례. 출처 MS
내달 하계 올림픽 개최를 앞둔 프랑스도 러시아 사이버 공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번 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러시아가 파리 올림픽을 방해하려 악성 허위 정보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MS에 따르면 ‘스톰-1679’와 ‘스톰-1099’이라는 러시아 조직이 조직적으로 가짜 영상을 만들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명예를 훼손하고 올림픽 경기장을 방문하려는 관광객들에게 테러 등 폭력 공포를 확산하고 있다. 일례로 한 영상에서는 파리 시민들이 올림픽에서 테러가 일어날 것을 예상해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는 가짜 뉴스를 마치 저명한 매체가 보도한 것처럼 위장해 전파했다.

이러한 행동은 IOC가 파리 올림픽에서도 러시아 대표선수의 출전을 불허하고 개인 자격의 출전만 받아들인 데 따른 보복성 공격으로 보인다. IOC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러시아 대표 선수들이 자국 국기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을 막고 있다.

MS는 “올림픽 개막식이 다가옴에 따라 악성 활동에 인공지능(AI)을 혼합한 전략이 이용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올림픽을 중심으로 한 러시아의 악성 활동은 더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이 지난달 27일 브리핑하고 있다. 브뤼셀/EPA연합뉴스
지난달엔 독일도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을 비난했다. 특히 러시아 조직이 올라프 숄츠 총리가 소속된 집권당을 향해 공격한 것을 두고 엄중히 경고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해당 사이버 공격은 러시아 비밀정보국 GRU가 지휘하는 APT28그룹에 의한 것이라는 게 명백히 밝혀졌다”며 “이건 완전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연합(EU) 차원의 제재와 외교관 추방 등 러시아에 대한 다양한 징벌적 조치가 고려되고 있다”며 “우린 사이버 공간에서 러시아의 공격적인 행동을 예방하고 억제하고자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어보크 장관이 언급한 APT28은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서버에 침입해 힐러리 클린턴 당시 후보에 관한 부정적 정보를 빼돌린 전력이 있는 조직이다.

이에 앞서선 체코 외무부도 지난해 자국 국가기관이 APT28의 공격을 받은 적 있다고 발표했다. 유럽 각국에서 성토가 빗발치자 나토는 성명을 내고 “회원국들은 사이버 위협을 억제, 방어, 대응하는데 필요한 역량을 서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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