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채권으로 간다”…증시 떠나 채권 쓸어 담은 개미들

입력 2024-06-0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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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채권 순매수 동향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하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채권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올해 채권을 19조8351억 원 순매수했다. 전년 동기(16조4326억 원)보다 20% 넘게 늘어난 규모다. 이는 같은 기간 보험(13조6505억 원)과 종금‧상호금융(15조6068억 원), 기금·공제(17조5792억 원)보다도 많이 사들인 수준이다. 4월 한달 동안만 4조5273억 원 순매수하며 역대급 뭉칫돈이 들어왔다.

개미들의 채권 투자는 올해 주식을 6조 원 가까이 팔아치우고 있는 양상과 대조적이다. 개인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는 대기성 자금만 늘리며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4일 기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는 80조5759억 원으로, 5월 내내 80조 원대를 기록했다. 5월 말에는 84조 원을 넘기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피 지수가 2600선까지 떨어진 채 박스피를 유지 중인 점도 개미들의 이탈세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고 있지만, 현재가 고점일 것이란 전망이 채권 투자 매력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채권 투자가 주식 투자보다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통상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여 고금리 시기 채권을 저렴하게 사두려는 심리로 풀이된다. 금리가 내리기 시작하면 오른 채권을 팔아 이자 수익뿐 아니라 차익실현도 얻겠다는 전략이다.

채권 종류별로 보면 채권개미는 국채(6조3295억 원)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에 정부가 20일 처음으로 발행 예정인 개인투자용 국채에도 이목이 쏠린다. 국채 인기가 치솟는 가운데, 가산금리와 분리과세 혜택을 보면서도 안정적인 장기 투자처로 활용할 수 있어 개인투자자가 몰릴 가능성이 커서다. 다만 자본차익을 얻을 수 없다는 점에서는 귀추가 주목된다. 청약은 13~17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국채 인기 외에는 기타 금융채(여전채) 4조8008억 원과 회사채 4조4541억 원, 은행채 1조9534억 원이 뒤를 이었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올해 서학개미(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와 일학개미(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도 채권 간접 투자가 두드러졌다. 미국채 ETF를 쓸어담고 있어서다. 서학개미는 올해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 국채 3X 상장지수펀드(ETF)’(TMF)를 13억 달러 넘게 사들여 미국 증시서 순매수세 11위에 올랐다. 일학개미는 올해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채 엔화 ETF’를 6억 달러 가까이 사들여 일본 증시서 순매수 1위에 올랐다.

한편 증권가는 연내 금리 인하 전망만으로 채권 투자에 나서기에는 대내외적 변수가 많다고 설명한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6월 초반의 분위기는 채권시장에 우호적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6월 12일 예정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경계감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호적인 분위기가 월말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가 유효하다면 연말까지 점진적으로 채권 비중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현재 경기와 고용 상황 고려할 때 금리 하락 속도는 더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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