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 극우 약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종료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정당에서 참패할 것으로 예상되자 의회를 해산하고 오는 30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저녁 유럽의회 선거 출구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대국민 연설에서 “나는 투표를 통해 여러분에게 우리 의회의 미래에 대한 선택권을 돌려드리기로 했다”며 “오늘 저녁 국회를 해산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달 30일 1차 투표, 내달 7일 2차 투표를 알리는 법령에 곧 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5년 임기의 유럽의회 720명을 선출하는 유럽의회 투표가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에서 실시됐다. 출구 조사 결과 이번 선거에서 강경우파를 포함한 우파 정당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이 전체 720석 중 181석을 확보해 유럽의회 제1당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종전 선거에서 2위와 3위였던 중도좌파와 중도 정당 그룹은 의석수가 줄어들었다.
특히 프랑스에선 극우 정치인으로 알려진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이 약 32% 득표율로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마크롱이 이끄는 중도 성향 르네상스당의 예상 득표율 15%의 두 배가 넘는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것은(의회 해산) 심각하고 중대한 결정이지만 무엇보다도 신뢰를 위한 행동”이라면서 “프랑스 국민이 자신과 미래 세대를 위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신뢰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에 들어간다고 해도 마크롱 대통령의 직에는 영향이 없으나 조기 총선을 통해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그가 조기 총선에서 패하면 우파 정당 출신의 총리를 임명해야 하는 등의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한편 독일에서도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이 16.5% 득표율로 2위를 차지해 약진해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에 속한 정당 3곳은 참패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탈리아에서도 극우 성향의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형제들(FdI) 당이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에서 극우 정당이 약진함에 따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연임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EU 내 우파 세력의 영향력이 확대되면 EU의 친환경 정책과 긴축적인 정책 등에 대한 수정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