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환 BGF리테일 DX실장
2022년 100억 투자해 앱 고도화로 결실 맺어
"수익창출 목표 아냐, 고객을 점포로 끌어들이는데 집중"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가 2018년 포켓CU 앱을 출시했을 당시엔 포인트 적립 같은 단순 멤버십 서비스가 전부였다. 하지만 8년이 지난 현재 포켓CU에 가능한 서비스는 각 점포의 재고 확인부터 주류 예약·픽업, 택배, 구독, 선불충전 서비스까지 그 종류가 무궁무진하다. 이는 BGF리테일이 2022년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앱의 고도화를 통해 이룬 결과물이다. 이 변화를 주도한 곳이 바로 BGF리테일 DX(Digital Experience)실이다.
김석환 BGF리테일 DX실장은 1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편리한 서비스 중에서도 주류 예약·픽업이 가능한 ‘CU바(BAR)’의 매출 기여도가 가장 크다고 했다. 김 실장은 “국내 주류법 상 배달이 불가능하고 일부 주종은 구하기 어려워, 앱을 통한 매출의 절반가량이 CU바에서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창기 시행착오도 있었다. 김 실장은 “CU바 서비스 초반엔 좋은 술을 확보하려는 고객이 동시에 몰려, 판매 가능 물량을 초과해 결제되는 아찔한 일도 있었다”며 “이후 콘서트 예매 플랫폼사로부터 관련 노하우를 전수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포켓CU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뜻밖에 “수익 창출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경쟁사들이 온·오프라인 채널 확장에 대해 고민할 때 CU는 앱을 기반으로 고객을 점포로 끌어들이는 데 집중했다”며 “업계 최초로 배달의민족 등 배달 앱에 입점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고객과 점포를 잇는 ‘O4O(Online for Offline) 강화 전략’은 가시적 효과를 내고 있다. 올해 포켓CU의 일 평균 신규 가입자 수는 전년 대비 2배 늘었고, 활성화 회원 수는 약 400만 명으로 급증했다. 다만 그는 편의점업계의 특성을 고려해, 인기 앱의 척도인 MAU(월 활성화 이용자 수)보다는 DAU(일 활성화 이용자 수)를 중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포켓CU의 DAU는 35만 명 수준이다.
김 실장은 “편의점은 박리다매 특성상 한 달에 한 번 방문하는 고객보다 하루에도 수차례 찾는 이들이 핵심 고객”이라며 “어떻게 하면 얼마나 더 자주, 고객들을 편의점으로 불러들일 수 있을지 해법을 만드는 것이 저희 과제”라고 강조했다. 포켓CU가 최근 개편한 도시락·커피 등 구독 서비스도 고객이 자주 찾는 제품에 혜택을 강화해 ‘록인(lock-in) 효과’를 노리는 조치다.
김 실장은 편의점 앱의 확장 가능성은 크다고 본다. 김 실장은 “현재 편의점 앱 사용자 비중이 전체의 5%가량인데, 조만간 20~30%까지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포켓CU 주 고객은 구매력 높은 30·40세대다. 이들에 더해 모바일에 익숙한 10·20세대 등 신규 진입 시 편의점 고객군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그가 강조하는 포켓CU의 궁극적 목표는 ‘고객 혜택 및 이용 경험 확대’다. 그는 “CU를 찾는 모든 고객이 포켓CU를 통해 많은 혜택을 누리고 사용의 편리함을 느끼도록 하고 싶다”면서 “또한 앱 트렌드가 워낙 빨리 바뀌는 터라, 이에 적합한 조직의 유연성을 갖추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