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 로봇만 있게?”…K-로봇, 와인 따르고 안주 추천까지 ‘척척’

입력 2024-06-1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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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제조, 와인 디캔팅 척척
“자체 기술로 로봇시장 이끌 것”

▲두산로보틱스는 최근 일본 아사히 도쿄 팝업스토어에서 믹스마스터 ‘무디(Moodie)’를 선보였다. (사진제공=두산로보틱스 인스타그램)

로봇업계가 푸드테크(Food-Tech)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주로 조리 종사자들의 작업을 돕는 역할에 그쳤던 로봇이 이제는 칵테일 제조, 와인 디캔팅, 음식 제조 등 사람도 어려운 작업을 수행하며 외식 산업에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푸드테크는 미래 신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2022년 미국 CES에서 5대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선정돼 미래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을 정도다. 로봇이 푸드테크와 접목하면 더 다양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협동로봇 시장 선두주자 두산로보틱스는 최근 일본 아사히 도쿄 팝업스토어에 믹스마스터 ‘무디(Moodie)’를 선보였다. 팝업스토어에서는 무디가 고객의 표정을 분석해 감정을 판단하고 술과 함께 안주를 제공한다. 기분에 따라 동작이 달라지는 로봇과 함께 응원을 즐길 수 있다.

무디는 비전(Vision) 기술을 통해 사람의 표정에서 감정을 인식한 뒤, 감정에 어울리는 칵테일을 추천하고 최적의 제조법을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찾아 칵테일을 제조한다. 최대 4명의 표정을 동시에 인식해 얼굴 표정과 미세한 움직임을 분석해 중립, 행복, 슬픔. 화남, 두려움, 불쾌함, 놀람 등 7개의 감정으로 분류한다.

무디에는 사람 표정을 통해 감정을 인식하기 위한 학습, 이러한 감정 인식의 정확성을 높이는 부분, 감정 상태에 따라 추천할 레시피를 만들면서도 맛을 보장해야 하는 부분 등 다양한 부분에 생성형 AI를 적용했다.

▲더 플라자 김슬기 소믈리에의 디켄팅과 브리딩 모션을 재현한 한화로보틱스의 비노봇 (사진제공=한화로보틱스)

한화로보틱스는 식음료(F&B)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동선 부사장이 주도해 유통ㆍ레저와 푸드테크 등의 시너지 창출을 모색 중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특급호텔인 더 플라자 호텔 김슬기 소믈리에의 기술을 로봇에 주입했다. ‘소믈리에 비노봇’은 소믈리에의 디캔팅(불순물 제거를 위해 와인을 다른 용기에 옮겨 담는 것)과 브리딩(와인을 돌리며 공기 접촉) 모션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비노봇이 따라주는 와인을 시음한 고객들도 일정하고 빠른 속도로 진행한 브리딩 덕분에 와인 풍미가 잘 살아난다는 평가다.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으로 직원 고용이 어려워지면서 서빙 로봇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기존 서빙 로봇이 입력된 주행로로 이동해 음식을 테이블에 가져다주는 데 그쳤다면 호출 벨 연동, AI 자율주행 등 점차 발전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자체 개발 AI를 도입해 임대료를 크게 낮췄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자율주행을 위해 특허 출원한 그리드 프리 슬램(Grid-Free SLAM) 기술을 적용해 위치 정밀도를 향상했다. 대화형 인터페이스(UI)를 통해 초보자도 손쉽게 세팅 및 운영이 가능하다. 직원용 호출 벨 연동 시스템 및 다수의 서빙 로봇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멀티 모드까지 소상공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푸드테크 확산에 따라 시장 규모도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세계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5542억 달러(약 665조 원)로 2017년(2100억 달러) 대비 연평균 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푸드테크 시장 규모도 61조 원으로 연평균 31% 성장했다.

로봇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저렴한 해외 수입 로봇의 경우 백도어, 부실 애프터서비스(AS) 등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며 “기술, 부품 국산화로 경쟁력을 인정받아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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