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즈베키스탄에 우리나라 고속철 차량이 최초로 수출된다.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국 고속철 차량 수출과 양국 간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확대 등에 합의하는 등 양국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를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 있는 쿡사로이 대통령궁 영빈관에서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 및 포괄적 확대를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우리 두 정상은 32년간 가꿔온 양국 관계를 되돌아보고, 우리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국은 이번 윤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 정상 임석 하에 15건 서명 및 2건 발표 등 총 17건의 문서를 체결됐다. 비즈니스 포럼을 계기로 6건의 업무협약(MOU)도 체결된다. 양 정상은 △인프라 △공급망 △국방‧방산 △우즈벡 WTO 가입지원 △K실크로드 협력 구상 등에 대해 협력을 논의했다.
가장 주목할 성과는 KTX 도입 20주년 만에 우리 기술로 개발한 고속철 차량 수출 계약이 처음으로 성사됐다는 점이다. 양국 간 고속철 공급에 대한 공급계약과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계약이 맺어지면서 우리 고속철 42량이 우즈베키스탄에 공급될 예정이다. 약 2700억 원 규모다.
우리나라 고속철의 세계 시장 진출 개시라는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간 인프라 협력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한국의 고속철 차량 수출 계약이 체결됐다”며 “고속철도 운영 등 양국 철도분야 전반의 협력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간 핵심광물 공급망 파트너십이 공고화된 점도 주목할 점이다. 양국은 핵심광물 탐사부터 개발, 정련, 제련, 활용까지 전 주기에 걸쳐 종합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 약정’ 체결을 통해 경제성이 확인되는 경우 우리 기업이 우선적으로 개발 및 생산에 참여할 기회도 마련하기로 했다.
양국은 또 공동 운영 중인 ‘희소금속센터’ 내 고순도 희소금속 제품의 생산시설을 확장해 향후 희소금속 자원 확보를 위한 상용화 기반을 마련한다. 우즈베키스탄은 반도체, 이차전지의 소재가 되는 텅스텐, 몰리브덴 등을 다량 보유한 자원 부국으로, 이번 협력 강화로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날 채택된 공동성명에는 한-우즈베키스탄 간 호혜적·미래지향적 협력 강화 기반를 마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외교부 간 2025-2027 협력 계획서와 한-우즈베키스탄 무역경제 공동위 활성화 약정도 체결됐다.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양국 관계를 체계적이고 내실있게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우즈베키스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지원, 우리 기업의 수출 확대 여건 조성할 방침이다. 우즈베키스탄 산업건설은행(UZPSB)과 전대금융 한도도 기존 3000만 달러(약 415억 원)에서 5000만 달러(약 692억 원)로 증액, 자동차‧자동차부품·기계·설비 등 우리 기업의 우즈베키스탄 수출 활동 지원 기반이 강화된다.
이외에도 제약 클러스터 조성 2차 사업 EDCF 차관계약 체결로 우즈베키스탄 제약 분야 연구역량 강화와 약품 자급 기반 마련을 위한 노력을 지원함으로써 양국 간 제약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산업인력, 공공행정 등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북한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공감과 지지도 재확인했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항구적 평화와 번영에 필수불가결하다”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UN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의무 준수를 촉구하는 한편 우리 정부의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담대한 구상‘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우리 정부 첫 중앙아시아 전략인 ‘K-실크로드 협력 구상’에 대한 양국의 지지와 원활한 이행을 위한 협력 의지도 공동성명에 반영됐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을 바탕으로 87년전 고려인 동포들을 따뜻하게 품어준 형제국가 우즈베키스탄과 함께 미래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도 “한국은 최근 몇 년간에 아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지역으로 매우 강하게 발전하고 있는, 우리에게 특별한 전략적 동반자임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는 2025년을 ‘우즈벡-한국 상호 교류의 해’로 선언했다”며 더욱 활발한 상호 교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