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미국, 중국이 대만 공격하도록 유도’ 발언”

입력 2024-06-1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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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4월 EU 집행위원장 만나 말해”
중국선 “미국이 대만에 무기 주고 중국 끌어들이려 해” 목소리
미국선 “시진핑, 하부로부터 잘못된 보고 받는 듯”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월 6일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길 바라는 건 정작 미국이라는 발언이 시진핑 국가주석 입에서 나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식통을 인용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시 주석은 4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회담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시 주석은 “미국이 중국을 속여 대만을 침공하도록 하려 한다”며 “하지만 나는 미끼를 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소식통은 “시 주석이 자국 관리들에게도 이 같은 경고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이러한 입장을 외국 지도자에게 발설한 것은 당시가 처음으로, 이를 통해 미·중 관계 난제인 대만에 대한 시 주석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그간 중국은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며 대만의 흡수 통일을 국가적 목표로 설정했다. 반면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되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대만과 밀접하게 접촉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의 침공을 유도한다는 주장은 일부 중국 학자들과 퇴역 장교들 사이에서도 나왔던 얘기다. 이들은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제공하는 등 중국을 군사적 대결로 끌어들이기 위해 여러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주미 중국 대사인 추이톈카이도 1월 아시아소사이어티 포럼에서 “중국은 누군가 준비 중인 함정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며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반면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주드 블랑셰트 중국 석좌는 “미국이 대만을 통해 중국과의 갈등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시 주석이 정말로 믿는다면 시 주석에게 정보 공백이 발생했거나 하부로부터 잘못된 보고를 받고 있다는 우려는 사실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 주석의 발언을 설명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일부 아랫사람들이 더 공격적인 정책으로부터 시 주석을 멀어지게 하려 했다는 것”이라며 “시 주석의 논조가 어떻든 간에 의사결정 환경과 이를 거친 정보가 시 주석의 부하나 시 주석 본인의 독재적 행동으로 왜곡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의 보니 글레이저 인도·태평양 국장은 “이번 발언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유럽을 미국에서 떼어내려는 중국의 시도일 수 있지만, 시 주석이 이를 믿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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