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러시아 정보 요원 2명 체포
네덜란드ㆍ노르웨이 등서 의심사례 발견
유럽을 중심으로 러시아 정보 요원의 활동이 확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유럽 등 서방에서 평범한 일반인으로 위장한 정보 요원을 앞세워 공격적인 스파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스파이들은 외교관 등 공무원으로 가장하는 대다수 스파이와는 달리 러시아와 관련이 없는 사람으로 신분을 위장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들은 표적 지역에 깊숙이 파고들어 정보망을 구축, 정보원을 포섭하는 데 수년을 보낸다.
WSJ은 이런 첩보활동과 관련해 “러시아가 서방을 상대로 벌이는 '그림자 전쟁'에서 중요한 구성요소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22년 12월 슬로베니아에서 체포된 두 명의 러시아 정보 요원도 유사한 사례다. 젊은 아르헨티나 이민자 부부로 위장한 이들은 슬로베니아에서 두 자녀와 함께 살며 첩보활동을 펼쳐왔다.
이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일원이자 유럽연합(EU) 회원국인 슬로베니아를 근거지로 인근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를 비롯한 유럽 전역을 다니며 정보원에게 돈을 지급하는 등 본국의 지령을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정보 요원이 체포되자 러시아 스파이로 의심되는 이들이 사라지는 사례도 존재한다. 각각 그리스와 브라질 여권을 소지한 한 여성과 남성은 아테네와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사업체와 연인을 버리고 사라졌다. WSJ는 사라진 이 두 사람이 러시아 정보요원 부부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네덜란드와 노르웨이ㆍ체코ㆍ불가리아에 이르기까지 유럽 전역에서 러시아 정보요원으로 의심되는 이들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는 2010년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미국에서 러시아 스파이 10명을 체포한 '유령 이야기 작전' 이래 가장 큰 규모로 위장 요원들의 정체가 드러난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