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 1974년 개발ㆍ출시, 올해 50주년 맞아
누적 판매량 22억 봉지…줄 세우면 지구 8바퀴
커피와 즐기는 대표 간식으로 자리매김
한국형 첫 크래커인 해태제과 '에이스'가 50년간 커피와 함께하는 대표 과자로 사랑받고 있다. 출시 이후 꾸준한 인기를 누리며 연 매출 500억 원대 메가 브랜드 자리를 지키고 있다.
2일 해태제과에 따르면 에이스는 1974년 출시돼 올해 50주년을 맞았다. 출시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크래커로 꾸준히 팔려 누적 매출액은 1조1000억 원을 달성했다. 누적 판매량은 22억 봉지로, 연간으로 치면 약 4300만 봉지 이상 팔리고 있다. 누적 판매량을 모두 이으면 지구를 약 8바퀴 돌 수 있는 수준이다. 아울러 에이스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하루에 사용되는 밀가루는 3.2톤(t)으로, 1년으로 환산하면 1200톤이 쓰인다.
에이스는 1970년대 경제 발전으로 차별화된 과자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탄생하게 됐다. 당시 팔리던 크래커는 미국에서 온 '리츠' 정도였는데, 이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지 않는 기름진 버터맛과 짠맛이 강했다. 이에 해태제과는 짜지 않고 담백한 '한국식 크래커' 개발에 나섰다. 에이스의 전신은 1971년 출시한 '죠니크랙카'다. 유럽의 크래커를 모티브로 만든 이 제품은 브뤼셀 세계식품경연대회에서 금상을 받는 등 성과를 냈지만, 한국인 입맛에는 너무 담백하고 딱딱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해태제과는 죠니크랙카를 과감히 단종하고 더욱 부드럽고 고소한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연구소에는 개발을 위한 전담팀이 꾸려졌고 연구원만 8명이 투입되는 등 심혈을 기울인 결과, 아이들까지 즐길 수 있는 고소하고 부드러운 에이스가 탄생할 수 있었다. 에이스는 서울우유의 전지분유를 사용해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극대화했고,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비타민도 첨가했다. 해태제과는 대량 생산을 위해 당시에는 이례적으로 영국산 초대형 오븐을 들여오는 등 설비 투자도 단행했다.
출시 초기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해태제과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공장을 24시간 가동하고 주말에도 생산을 멈추지 않았다. 출시 당시 에이스의 가격은 100원이었는데, 당시 '뽀빠이'가 10원 '삼양라면'이 50원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고가의 제품이었다. 그런데도 제품은 생산하자마자 모두 팔릴 만큼 시장 반응이 뜨거웠다.
에이스는 1976년 맥스웰하우스 커피믹스의 출시로 국내 인스턴트커피 시장이 열리며 또 한 번 전성기를 맞았다. 에이스와 커피를 함께 먹는 조합이 여대생들 사이 유행처럼 번지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해태제과는 1985년 배우 김혜수를 TV 광고 모델로 발탁, 커피에 에이스를 '찍어 먹는' 문화를 더욱 정착시켰다.
에이스의 인기는 국내 크래커 시장의 확대로도 이어졌다. 에이스가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롯데제과는 1976년 '티나 크래커', 1988년에는 '에로스', 1994년에는 '제크'를 출시하며 해태제과를 뒤쫓았다. 다만 여러 크래커 제품의 출시에도 에이스는 1등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시장 트렌드를 주도했다.
해태제과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더욱 바삭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 주원료인 밀가루를 중력분에서 박력분으로 교체하는 등 꾸준히 품질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팽창제로 사용했던 화학물질도 천연 효소로 바꾸며 더욱 건강한 크래커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에이스는 크래커 시장을 선도하며 출시 이후 전 국민에게 사랑받고 있다"며 "반세기를 이어온 장수 비결은 끊임없는 품질 개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