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하이즈엉ㆍ흥옌성에 2공장 증설
오리온, 3공장 건립...생산시설 증축도
식품업계가 세계적으로 뜨거운 K푸드의 인기에 부응, 특히 한류 붐이 대단한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 지역에 현지 생산공장을 신설하거나 설비를 증설하는 등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2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대상의 자회사 대상베트남과 대상득비엣은 최근 베트남 북부 하이즈엉성과 흥옌성에 신규 공장동을 각각 1개씩 증설했다. 1994년 베트남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대상은 현재 이곳 4개 지역에 공장을 두고 있다.
대상이 이번에 총 300억 원을 투입하면서 하이즈엉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CAPA)은 기존 대비 40% 증가했다. 특히 이 공장엔 시장점유율 1위인 조미 김 라인과 성장잠재력이 큰 상온간편식 제조 라인까지 새롭게 구축했다. 흥옌공장도 기존보다 2배 연간 생산능력이 2배 넘게 커졌다. 기존 공장에서 생산하는 육가공 제품부터 현지 수요가 높은 스프링롤 등 간편식을 생산한다. 김치 생산라인도 새로 구축했다.
대상 관계자는 “베트남은 대상의 글로벌 사업 핵심 국가로, 2023년 식품과 소재 사업을 합쳐 2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며 “종가 김치의 베트남 현지 생산을 통해 공격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한편, 간편식도 적극적으로 키워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hy(옛 야쿠르트) 계열사 팔도는 4월 베트남 남부 떠이닌성 인근에 베트남법인 팔도비나의 제2공장을 완공했다. 2017년 준공한 제1공장과 신설한 2공장에서 라면과 음료를 생산하고 있다. 팔도는 2공장에 생산설비를 지속 확충, 해외생산 및 수출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라면 생산라인 증설이 2025년 완료되면, 연간 생산량은 4억 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기존 1공장 생산량까지 합하면 베트남 현지에서만 연간 7억 개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
다른 식품업체들도 베트남을 기반으로 동남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95년 ‘초코파이’ 수출로 베트남에 진출한 오리온은 베트남법인을 설립, 현재 호찌민(미푹)과 하노이(옌퐁)에 2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오리온은 현지 판매량 증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약 1000억 원을 투입, 제3공장 건립과 함께 기존 생산시설의 신·증축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하노이에 3공장 대지를 매입해 설계를 완료했고, 하노이 제4공장 부지도 확보했다. 오리온의 투자 계획에 따라, 호찌민 미푹공장은 기존 생산동을 증축해 5개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하노이 옌퐁공장은 생산동 신축과 기존 공장 증축을 통해 스낵, 비스킷 등 9개 생산라인을 새롭게 구축할 계획이다. 2027년 14개 모든 생산라인이 본격 가동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오리온은 신설 추진 중인 제3ㆍ4공장을 제외하고도 연 8500억 원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을 동남아 수출 전초기지로 삼고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2022년 초 베트남 롱안성 껀죽현에 첫 해외생산기지로 키즈나 공장을 준공했다. 이곳에서 생산한 김치, 만두, 롤, 즉석밥 등 K푸드는 생산 직후 인근 국가에 발 빠르게 공급되는 구조다. 특히 ‘비비고 김치’는 베트남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으로 압도적 1위다. 현지 김치 시장 규모도 CJ제일제당 진출 후 3배 가까이 커졌다.
이처럼 식품업계가 특히 베트남 시장에 공들이는 것은 높은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베트남 보건부에 따르면 전체 인구는 약 1억 명에 달하며, 중위연령은 32.5세로 총인구 중 20~40대 연령층 비중이 약 46%에 달할 정도로 젊은 층의 소비력이 크다. 특히 10~19세 아동·청소년층 비중도 14.4%에 달해, 식품 시장의 중장기적인 신장이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K푸드의 세계적 인기 덕분에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사업 진출도 활발하다”며 “특히 베트남을 포스트 차이나(Post China)로 보고, 공급량 확대를 위한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