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찼던 애플 AI, 출시도 전에 난항...삼성에 ‘호재’ 되나

입력 2024-06-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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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DMA 규제 불확실성’에 유럽 출시 보류
‘챗GPT 금지’ 중국선 AI 협력사 확보 난항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 앞에서 한 여성이 아이폰으로 통화하고 있다. 브뤼셀/신화뉴시스
애플이 야심 차게 선보인 아이폰 등 자사 기기에 설치될 인공지능(AI) 서비스 ‘애플 인텔리전스’가 무기력 상태에 빠졌다. 출시하기도 전에 세계 곳곳에서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 등에 따르면 애플은 전날 “애플 인텔리전스를 유럽에서 당분간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이 자사의 데이터 보안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3월부터 시행된 EU의 DMA는 애플 등 주요 기술기업의 ‘독점’을 막기 위해 도입된 규정이다. 반면, 애플은 자사 앱스토어에서 승인된 앱만 배포하는 등 폐쇄적인 운영구조로 되어 있어, DMA의 제3자 ‘상호 운용’ 규정과 상충한다. 애플은 ‘규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아이폰 미러링, 셰어플레이 등의 새 AI 기능을 EU에서는 당분간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아이폰 판매가 부진한 중국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플은 AI 음성인식 비서 시리(Siri)에 오픈AI의 생성형 AI ‘챗GPT’가 탑재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챗GPT를 금지하고 있다. 애플은 9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에 AI 기능을 더해 중국 판매 실적을 늘리려고 했지만, 협력할만한 중국 AI 기업을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애플의 악재가 삼성전자에는 ‘호재’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은 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서 AI 모델을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를 내세우고 있다.

앞서 1월 삼성은 중국에서 현지 업체인 바이두, 메이투와 손잡고 현지화된 AI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시장조사업체 칸타월드패널 컴테크가 4월 유럽 5개국과 미국, 호주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갤럭시S24 구매자의 약 4분의 1은 AI를 구매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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