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넥스 기술 기반 하이렉스 개발에 ‘속도’
“하이렉스 통해 환원제 100% 수소만 사용”
2025년 기술 개발 및 2030년 상용화 목표
“내년까지 2050 탄소 중립에 걸맞은 친환경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2027년엔 신제품 공장 준공, 2030년까지 신제품을 상용화한다는 중장기 목표와 함께 달리고 있습니다.”
24일 방문한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는 철강사업 부문에서 친환경 혁신제품 개발, 과감한 투자를 통한 신공장 건설에 한창이었다. 그 중심에는 포스코가 집중하고 있는 하이렉스(HyREX) 기술과 파이넥스(FINEX) 기술이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파이넥스 기술을 활용한 쇳물 생산 현장이었다. 이날 방문했을 때도 고로 내 1500도에 달하는 쇳물에서 나오는 열기를 안전모 속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2시간 동안 쇳물 출선을 진행하고, 1시간 동안 고로를 쉬게 하는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렇게 생산된 쇳물은 포항제철소 내 열차를 통해 제강공장으로 운반된다. 열차는 대략 8번 정도 파이넥스 공장과 제강공장 사이를 오고 간다.
파이넥스 3공장 현장 책임자는 “3공장에서만 하루에 최대 5000톤의 쇳물 출선이 가능하다”며 “8주에 한 번 있는 보수·정비 기간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쇳물을 출선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2007년 개발된 파이넥스 기술은 포스코가 자랑하는 고유의 기술이다. 파이넥스는 가열이 필요한 ‘용광로 방식’이 아닌 ‘유동 환원로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 유동 환원로 내에 고온 환원 가스를 분사해 가루 상태 철광석을 공중으로 띄워 서로 뒤섞이게 만들어 철을 생산한다.
파이넥스 기술을 통해 포스코는 환원제의 25%를 수소, 75%를 일산화탄소로 사용한다. 이를 통해 기존 용광로 방식보다 친환경적인 생산공정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포스코는 2050 탄소 중립 등 갈수록 높아지는 글로벌 친환경 기준에 걸맞은 기술을 갖춘 기업이 되기 위해 파이넥스를 뛰어넘는 하이렉스 기술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 기술의 상용화가 완료되면 환원제 100%를 수소로 사용하게 된다.
하이렉스 기술은 파이넥스 기술을 바탕으로 한 수소환원제철 기술이다. 4개의 유동환원로에서 철광석을 순차적으로 수소와 반응시켜 환원철(DRI)로 생산한 후 전기용융로(ESF)에서 용융한 용선으로 탄소 감축 제품을 생산한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하이렉스 기술을 검증해 상용화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포항제철소에서는 연산 100만 톤 규모의 시험설비를 통한 실험을 하고 있다. 이날 방문했을 때도 관련 실험에 한창이었다.
올 1월 완공한 하이렉스 기술 개발 시험설비는 높이 12.5m 규모에 30톤에 달하는 무게로 이루어졌다. 이 설비를 통해 시간당 약 1톤 정도의 쇳물을 생산할 수 있다. 4월 약 15톤 규모로 첫 출선에 성공한 후 현재도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박지훈 포스코 실장은 “포스코는 현재 기존의 공정에서 탄소를 줄이기 위해 하이렉스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수소만을 환원제로 활용하는 기술개발을 내년까지 끝내고 2030년까지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4월에 진행된 첫 실험에서는 목표 품질 대비 90%까지 맞추는 데 성공했다. 지속적인 실험과 상용화 과정을 거쳐 목표 품질까지 끌어올리고, 기존의 석탄을 이용한 생산 방식 대비 30% 비싼 공정 단가를 최대한 낮추는 것이 상용화의 관건이다.
포스코는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이렉스 공장 건설 부지 확보 및 건설 진행에도 한창이다. 건설 부지는 과거 주물선을 생산하던 고로가 있던 곳이 선정됐다. 준공을 마치면, 이곳에서 지금의 시험설비보다 약 3배 큰 파일럿 설비가 들어서게 된다.
윤영식 포스코 하이렉스 추진반 부장은 “2027년부터 시간당 36톤의 쇳물 생산이 가능한 하이렉스 파일럿 설비를 통해 2030년까지 기술 검증 및 상용화에 들어간다”며 “포스코 철강 제품이 글로벌 철강업계 탄소 중립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