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50주년 '백세카레' 활용, 오키친 스튜디오서 '매작과' 등 요리 체험
오키친 쿠킹 프로그램, 2년 간 누적 1400여 명...330여 회 클래스ㆍ경쟁률 30대 1
"단순제품 판매 넘어 브랜드 체험 강화…워크숍 등 프로그램 확대" 예고
25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오키친 스튜디오'. 오뚜기 창업주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 옛 집터에 터를 잡은 이곳 4층 쿠킹 스튜디오에 들어서자, 카레 색을 닮은 따뜻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잔잔한 클래식 음악도 공간에 차분함을 더했다. 마치 평온한 마음으로 세상의 모든 요리를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앞치마 만들기 체험에 이어 여름 다과상에 어울리는 '백세카레 매작과'와 '카레호두강정' 시연이 펼쳐졌다. 한식 디저트 브랜드 '연경당'을 운영하는 정연경 대표가 시연 요리에 대해 설명했다. 크게 힘을 들이지 않은 연 대표의 칼질 한 번에 매작과 모양이 뚝딱 만들어졌고 호두강정도 금세 시럽과 섞이면서 입맛 도는 광택을 냈다. 전문가의 유려한 시연을 보고 나니, '나도 저 정도는 할 수 있겠지' 싶었다.
하지만 요알못(요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현실은 냉혹했다. 2인 1조를 이뤄 쿠킹 체험에 나선 지 5분 만에 쿠킹 프로그램에 응한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매작과를 만들기 위해 밀가루 반죽을 뭉쳐야 하는데 이 부분부터가 난관이었다. 이미 계량이 돼 있는 물을 그대로 넣었는데도 이상하게 물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이미 밀가루 양도 레시피 정량(20g)보다 넘치게 넣은 상태였다. 고민하다 물 양을 고수했더니 역시나 일부 반죽과 밀가루가 따로 놀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강사님께 말했다. "저 망한 것 같은데요". -
서로가 대부분 초면이라 낯선 8명 사이에 침묵이 흐르던 스튜디오는 각 팀 간 좌충우돌 에피소드로 점점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한글로 정확하게 적힌 레시피가 도통 이해되지 않는 팀부터 칼질이 영 내 맘 같지 않은 팀, 현재 진행 중인 요리에 신경쓰느라 냄비에 올려놓은 호두강정은 까맣게 잊어버린 팀도 있었다. 요리 레시피 하나를 두고 만담을 이어간 팀원 간에는 희한한 웃음 포인트와 전우애가 싹텄다. "이거 이렇게 하는 거 맞나요?" "에라 모르겠다. 맞겠지, 우하하하!"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호두강정과 매작과가 완성됐다. 튀긴 후 시럽으로 코팅한 호두강정이 적당히 식으면 강정과 백세카레 가루를 한데 담아 힘껏 뒤섞어서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완성된 매작과에도 기호에 따라 카레가루를 뿌려 먹을 수 있다. 그릇에 담긴 백세카레 호두강정은 매콤한 '양념 닭강정'을 보는 듯 했다. 스튜디오 곳곳에선 이날 만든 간식에 대한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나 카레강정 좋아하네?"
오뚜기의 오키친 쿠킹 프로그램 참가자 수는 2년 간 누적 1400여 명, 진행한 클래스만도 330여 회에 이른다. 이 곳에서는 오뚜기 제품을 활용해 △월드퀴진 △계절의 맛 △퍼펙트 페어링 △K-푸드(외국인 대상) 등 4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경쟁률은 최고 30대 1에 이른다.
오키친 인스타그램을 통해 각 클래스 일정과 레시피를 확인할 수 있고 프로필 상단 링크를 통해 참여 신청도 가능하다. 이날 선보인 백세카레 호두강정과 매작과는 8월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 '연경당'에서도 맛 볼 수 있다.
오뚜기는 향후 쿠킹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들이 제품 구입을 넘어 오뚜기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올 하반기 오키친 스튜디오 부산지점이 문을 열 예정이고 향후에는 기업 워크숍 프로그램으로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승범 오뚜기 홍보팀장은 “오키친 스튜디오는 요리에 관심이 있거나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이들이 재미있게 소통ㆍ교류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