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내 화장품, 음식료 등 상장지수펀드(ETF) 주가가 일제히 뛰어올랐음에도 K-엔터테인먼트 상장지수펀드(ETF)만 부진한 차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공연 관람 재개에도 부진 음반판매량과 모객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1일 코스콤ETF CHECK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까지 'ACE KPOP포커스'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9.43%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5.37%)을 밑돌고 있다. 해당 ETF는 지난 1월 국내 최초 하이브, 에스엠,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엔터테인먼트 4사에만 기초자산의 95% 이상을 투입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높은 주목을 받으며 출시됐다.
이 ETF가 담고 있는 나머지 5%의 포트폴리오도 디어유(0.85%), CJ ENM(0.83%), YG PLUS(0.82%), 큐브엔터(0.80%) 등 걸그룹 '(여자)아이들', 플레이브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종에서 연초부터 대형 아티스트의 부재 속 경영권 분쟁, 열애설 등 악재가 잇달아 터지면서 실적 악화가 이어진 영향이다.
국내외 성과가 부진한 K-POP과 달리 식음료 ETF의 열기는 뜨겁다. 'HANARO Fn K-푸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34.86%에 이른다. 국내 식음료 테마에 투자하는 유일한 ETF로 CJ제일제당(15.86%), 삼양식품(15.61%), 오리온(14.16%), 농심(10.59%) 등을 담고 있다.
이중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끄는 삼양식품은 올해 들어서만 209.7% 뛰어올랐다. 주가는 연초 21만6000원으로 20만 원을 겨우 넘겼지만, 현재 70만 원을 바라보고 있다. 간판 상품인 '불닭볶음면'이 해외 수출 호조를 보이면서 오뚜기를 제치고 라면 관련 기업의 시가총액 1위를 차지했다.
K-뷰티 ETF 수익률은 더 높다. 'TIGER 화장품'은 올해 상반기에만 44.07% 수익률을 기록했다. 뷰티테크업체 에이피알(12.44%)을 중심으로 국내 대표 OEM·ODM사인 코스맥스(11.02%), 한국콜마(9.77%)를 고루 담고 있다. 대형 업체인 아모레퍼시픽(9.15%), 아모레G(8.26%), LG생활건강(6.63%)도 포함됐다.
고금리 영향으로 최근 화장품 소비 트렌드가 '가성비' 선호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중소형 브랜드사의 생산을 전담하는 ODM 산업이 수혜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중국 수출 중심으로 화장품 산업이 성장해왔다면 현재 시장은 미국으로 옮겨간 점도 긍정적이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미 높아진 물가 부담으로 가성비 선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비(非)럭셔리 화장품 시장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ODM 업체는 다양한 고객·제품 포트폴리오 확보를 통해 비럭셔리 화장품 시장의 성장에 자연스레 올라탈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