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기업, 게임사 등 선호 현상 뚜렷
각사, 사내 근무환경ㆍ복지 개선 대응
국내 정보보안 업계가 북한·중국·러시아발 사이버 공격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나타났다. 구글·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정보통신(IT) 기업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 수준 때문이다.
1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각사마다 사내 근무환경·복지 제도 등을 개선하며 ‘MZ 개발자 모집’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안랩의 최근 6개월간 입사자 수는 106명, 퇴사자 수는 94명이었다. 가장 퇴사자가 많은 달은 지난해 12월로, 8명이 입사할 때 30명이 퇴사했다. 안랩은 올해 1월과 2월에 각각 27명, 42명을 채용했지만 여전히 퇴사자는 4개월 연속 두 자릿수다. 이에 안랩 측은 현장실습인턴 등 인력이 해당 지표에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규모가 작은 기업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2024년 5월 기준 윈스의 입사자는 2명, 퇴사자는 7명이다. 같은 기간 파수는 1명 입사할 때 3명이 퇴사했다. 파이오링크는 5명 입사, 7명 퇴사로 집계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가 지난해 발간한 ‘2023 국내 정보보호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보보호 기업들의 기술개발 시 가장 큰 애로사항 중 ‘기술개발 인력 확보 및 유지’가 71.8%(복수응답 가능)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정보보안 업계의 급여 수준이 여타 IT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안랩의 지난해 기준 1인당 평균 급여액은 약 6800만 원이다. 같은 기간 네이버의 1인 평균 급여액이 1억1900만 원, 카카오가 1억100만 원인 것과 비교하면 적은 액수다. IT 개발자 직군 취업을 준비하는 A 씨는 “취준생(취업 준비생) 입장에서 기업의 연봉과 ‘브랜드 파워’를 중점적으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보안업계 관계자 B 씨도 “전반적으로 높게 형성된 임금 수준 때문에 인재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 수준’”이라며 “(개발자가) 플랫폼 기업이나 게임사 등을 선호하기 때문에 보안 업체는 후순위가 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에 보안업계는 MZ 개발자를 채용하기 위해 사내 근무환경·복지제도 등을 ‘젊게’ 개선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자율출퇴근제’, ‘자기개발 지원’, ‘성과급제’ 등이 꼽힌다. 안랩은 독서, 운동, 여행, 가족모임 등 스스로 원하는 복리후생을 골라 받는 ‘아싸(ASSA)’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주택 자금 및 생활안정자금 대출을 지원해주고 있다.
라온시큐어는 매일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자율적으로 출근 시간을 선택하는 자율 출근제와, 매달 세 번째 금요일엔 오전 근무 후 퇴근하는 ‘패밀리데이’를 시행한다. 임직원이 추천한 인재가 입사할 경우, 최대 1000만 원까지 지원 받는 ‘인재 추천 포상’을 운영하고 있다. 파수는 주택자금대출제도로 최대 5000만 원을 지원한다. ‘추천채용장려금’으로 경력사원은 최대 500만 원, 신입직원은 100만 원을 지급한다.
해외 인력 유치로 활로를 찾는 기업도 있다. 지니언스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해외 전문인력 채용’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인재 모집에 나서고 있다. KISIA의 ‘정보보호산업 인재 양성 과정’을 활용하기도 한다. 보안업계 관계자 C 씨는 “IT 개발 언어는 국가를 따지지 않기 때문에 해외 인재도 충분히 들여와 유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