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ㆍ김 여사 가방’만 도마 오른 국회운영위…대통령실 “외압 실체 없다”

입력 2024-07-0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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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채상병 경찰 수사, 10여일 후 결과”
‘VIP 격노설’에도 김태효 “尹 격노 없었다”
정진석 “명품백, 대통령 기록물 판단 아직”
“명품백 수수의혹, 저급하고 비열한 공작”
이도운 “대통령, 이태원 참사조작 언급 없어"

▲1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1일 대통령실 참모들이 증인으로 출석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 현안질의가 오후까지 계속 이어졌다. 제22대 국회 개원 후 첫 대통령실 참모들이 증인으로 출석한 운영위 현안질의다.

이날 야당에서는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등과 관련해 공세를 펼치며 대통령실을 압박했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차분함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수사 결과가 특검 도입보다 먼저”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VIP 격노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불법적인 녹취와 촬영을 통한 저급하고 비열한 공작”이라고 비판했다. 오히려 이런 공작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 10여일 후 채상병 수사결과 발표”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에 대해 “경찰 수사 결과가 10여일 후면 발표되지 않을까 한다”라며 수사기관 결과 발표가 먼저라는 입장을 밝혔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이 수사 결과 시점을 묻자 “경찰 수사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답했다.

채상병 사망사건과 관련한 VIP 격노설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야권은 윤 대통령이 지난해 7월 31일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채상병 사망사건과 관련, 임성근 전 해병 1사단장에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는 보고를 받고 격노했다는 이른바 VIP 격노설을 주장하고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 VIP 격노설과 관련 ‘대통령 격노를 본 적이 없고 들은 적이 없나’라고 묻자 “여름휴가 직전으로 기억하는데 저희 앞에서 화를 내신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 “보지 않은 사실에 대해 대답할 수가 없다”고도 했다.

야당에서는 대통령실 유선 전화번호 확인을 집요하게 추궁했으나 대통령실에서는 “안보상 확인해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곽상언 민주당 의원이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건 번호(02-800-7070)가 대통령실 내 번호가 맞는지 묻자 정 실장은 “대통령실의 전화번호는 외부 확인 불가한 기밀보안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명함관리 서비스를 이용해 검색하면 대통령실 전화번호가 버젓이 공개된다”고 지적했다.

강유정 민주당 의원 역시 “구글 검색해보시라. 16개의 02-800으로 시작하는 대통령실 번호가 뜬다. 챗 GPT에도 물어봤다. 국번에 800으로 시작하는 대통령 각 부서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더니 대통령실 각 부서 전화번호는 다음과 같다고 나왔다”고도 했다.

정 실장은 “원칙적인 입장을 설명 드렸을 뿐”이라고 답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실 전화번호가 국감장이든 상임위든 문제가 됐던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문재인 정권 때도 울산시장 선거 방해 사건 등이 있었다”며 “그때마다 자료 요구를 했고, 민주당은 계속 기밀 사항이라고 답해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면 당연히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재의요구는 위헌 소지가 분명한 법안에 대해 대통령이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도 했다.

◇“김 여사 명품백, 포장 그대로 보관 중”

김 여사의 ‘명품백’ 보관장소와 현장 실사에 대해서도 질의가 이어졌다. 정 실장은 윤종군 민주당 의원 질의에 “김 여사가 받은 디올백은 포장 그대로 대통령실 청사 내에 보관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나 대통령 배우자가 받은 선물은 공직자윤리법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기록물 관리법에 우선 적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통령기록물 분류 작업 기한이 도래하지 않았다”고 했다. 대통령실 현장 시찰 요구에 대해서는 “대통령실 시설 전역이 보안구역”이라며 “개별적인 양해를 통해 이뤄질 수 있는 게 아니라 법적 절차를 밝아서 해야 할 것으로 이해한다”고만 했다.

정 실장은 해당 의혹에 대해 “최아무개 목사라는 분이 영부인의 돌아가신 아버님과 잘 아는 사이라고 얘기하며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이라며 “불법적 녹취와 촬영을 한 저급하고 비열한 공작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이런 공작 사건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배후에 누가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보는데 동의하는가”란 물음에 “동의한다”고도 했다.

◇현안질의 시작부터 막말 공방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회고록에 언급한 윤석열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에선 선을 그었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대통령께 사실관계를 물어봤나’고 질의하자 “그렇다”고 답하며 “(윤 대통령은)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 의원이 ‘대통령이 뭐라고 설명했나’라고 묻자 이 수석은 “대통령이 설명한 내용을 성명 그대로 담았다”고 답했다. ‘대통령실 입장문에 왜곡이라고 표현했는데, 무엇이 왜곡인가’라는 질문에는 “발언 이후 김진표 전 의장이 취한 태도를 보면 우리가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날 야권의 공세에 여권에서 강력대응을 주문하는 발언이 나오자 “말씀에 동의한다”며 “거짓과 가짜뉴스의 모래성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답했다.

여야는 이날 현안질의 시작부터 막말 설전과 공방을 이어갔다. 업무보고 사전 협의 문제를 놓고 한 차례 공방이 있었던 데 이어 현안질의 내내 상대방의 말꼬리를 잡거나 설전을 벌였다.

이로 인해 오후 3시 15분쯤 회의가 한 차례 정회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여당이 운영위원장을 맡아왔던 관례를 들어 야당이 운영위원장을 차지한 데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현안질의에는 정 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홍철호 정무수석비서관, 이도운 홍보수석비서관, 김주현 민정수석비서관, 박춘섭 경제수석비서관, 전광삼 시민사회수석비서관, 장상윤 사회수석비서관, 박상욱 과학기술수석,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인성환 국가안보실 제2차장, 왕윤종 국가안보실 제3차장 등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대거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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