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해” “조용히 해” 고성 속 ‘채상병 특검법’ 본회의 상정

입력 2024-07-0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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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필리버스터 돌입
특검법 상정 전 여야 고성
4일 특검법 통과 전망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우원식 국회의장을 규탄하는 손피켓을 자리에 붙여놓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주도한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 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강행 처리에 반발하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3시 9분경 개의한 본회의에서 민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대정부질문에 앞서 ‘채상병 특검법’을 먼저 상정했다. 우 의장은 “채 상병이 순직한 지 이제 곧 1년이 지나는데 아직까지 순직에 대한 명확한 책임도 진실도 규명되지 않고 있다”며 “국민 60% 이상이 순직 해병 특검법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신 만큼 이제 국회가 이 사항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필리버스터가 시작되면서 이날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은 취소됐다. 전날(2일) 김병주 민주당 의원의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 발언에 여야가 충돌하면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이 파행된 데 이어 또다시 대정부질문이 무산된 것이다. 본회의장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도 퇴장했다.

◇특검법 상정 전 여야 고성

여야 의원들은 이날 ‘채상병 특검법’ 상정 전 본회의장에서 서로를 향해 야유와 고성을 퍼부었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의사진행 발언으로 “서로 입장이 달라도 상대를 존중하고 거친 언사보다 정제된 모습으로 국회 운영에 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자 국민의힘 의석에서는 “뭐하는 거야, 박찬대”, “사과해, 사과”, “사과를 하랬으면 사과를 해야 할 것 아니야” 등의 고성이 터져 나왔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가 이재명 한 사람 때문에 이래도 되는 거야!”라고 소리치자 민주당 의석에서는 “이만희 조용히 해!”라는 고함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앞서 김 의원이 사과하지 않으면 본회의를 열 수 없다고 주장했다.

뒤이어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 도중 “야당에 묻는다. 지금 의원이 의원들이 다짐했던 의정활동의 모습이 맞나”라고 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네”라고 답했다. 배 의원이 또 “민주당 이름 앞에 ‘더불어’라는 말을 붙일 수 있나”고 묻자 민주당 의원들이 “네”라고 자신이 있게 답하면서 방청석에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우 의장이 대정부질문 대신 ‘채상병 특검법’을 상정하려 하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왜 민주당이 시키는 대로 하냐”, “앞으로 의사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며 의장석 앞으로 나가 항의했다. 우 의장은 “추경호 의원님 들어가시죠”라며 추 원내대표를 달랬다.

◇4일 ‘채상병 특검법’ 통과할 듯

‘채상병 특검법’은 민주당을 비롯해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범야권이 동의하는 법안으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가 종료되는 대로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상 24시간이 지난 뒤 재적 의원 5분의 3(180명) 이상 찬성으로 필리버스터를 종료할 수 있다. 민주당(170석)은 4일 조국혁신당(12석) 등과 함께 토론을 종결시킨 뒤 특검법을 강행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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