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청약 열기가 뜨겁다. 단지마다 수만 명씩 몰리면서 문전성시를 이루는 모습이다. 하지만 지방은 미분양 우려가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수요자들의 선별 청약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데다 지방의 부동산 시장 회복도 한동안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공덕동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는 최근 실시한 1순위 청약에서 250가구 모집에 4만988명이 접수해 평균 163.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도 과천시 '과천 디에트르퍼스티지'는 1순위 청약 453가구 모집에 10만3513명이 몰려 평균 228.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충북 청주 '청주테크노폴리스 아테라'는 2만4692개의 통장이 쏟아지며 평균 47.4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두 단지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다.
서울과 가격 매력이 높은 단지를 차지하려는 수요자들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열기가 더 넓은 지역이나 단지로 확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분양가 고공행진과 부동산 시장 불안으로 인한 선별 청약 경향이 강해진 데 따른 것이란 점에서다. 분양시장은 상반기에도 서울이나 가격, 입지 등의 매력이 뚜렷한 곳으로만 수요자가 몰리는 모습이 뚜렷했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분양시장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상반기 전국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6.22대 1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았다.
이런 가운데 서울에서 분양한 9개 단지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105.8대 1을 기록했다. 반면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울산 등 지방광역시는 평균 1.46대 1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 외 지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높은 11.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전북, 충남 등에서 강점이 분명한 일부 단지가 흥행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런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다면 지방 미분양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를 보면 5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은 총 7만2129가구다. 전월보다 0.2% 늘어난 것으로 10개월 연속 증가세다. 전체 미분양 중 지방이 5만7368가구로 전체의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부산은 5496가구로 전월보다 20.4% 증가하면서 11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전은 1317가구에서 2538가구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대구는 1.4% 줄었지만, 여전히 9500가구 이상으로 전국에서 미분양주택이 가장 많다. 경북도 8200가구 이상의 미분양주택이 있다. 부산(1308가구)과 대구(1506가구), 전남(1354가구), 경남(1793가구), 제주(1202가구)에는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주택이 1000가구 이상씩 존재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기존 집값이 오르거나 공급가격이 낮아져야 수요자들이 미분양 주택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데 현재는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수도권에서만 나타나고 있고 공사비가 올라 할인분양도 쉽지 않다"며 "분양시장의 온기가 서울이나 일부 단지를 넘어 지방까지 전반적으로 퍼질 수 있는 시점은 내년 하반기쯤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