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70%가 앞으로 1년 안에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대내외 상황을 고려했을 때 딜 성사 여건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EY한영의 전략컨설팅 특화 조직 EY-파르테논은 9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EY CEO 아웃룩 펄스(EY CEO Outlook Pulse)’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 포함 전 세계 21개국의 CEO 1200명이 참여해 거시경제 및 비즈니스 전망, 딜 계획, 비즈니스 단기·장기 전략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 동안 세계 경제가 성장할 것으로 응답한 비율은 글로벌 CEO가 33%, 한국 CEO가 38%였다. 인플레이션 완화 및 금리 인하를 기대한 응답은 글로벌 CEO가 31%, 한국 CEO가 32%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경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CEO들은 개별 기업의 경영 실적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과 함께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 CEO 응답자의 60%는 전년 대비 기업 매출이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기업 수익성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 응답도 60%에 달했다. 글로벌 CEO도 마찬가지로 60%가 기업 매출이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기업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본 응답도 65%로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CEO들은 미래 포트폴리오 재편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 CEO 응답자의 98%가 1년 내 전략적 딜을 추진할 계획이 있다고 밝힌 가운데 이중 70%는 인수·합병(M&A)을, 80%는 매각·스핀오프·IPO를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3개월 전 조사된 결과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수준이다.
M&A 추진 이유로는 글로벌 및 한국 CEO들 모두 ‘기술, 생산능력, 스타트업 인수’를 1위로 꼽았다. 그러나 글로벌 CEO는 ‘시장점유율 확대’를, 한국 CEO는 ‘공급망 확보’를 2위로 지목해 차이를 보였다. 이는 최근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불확실성 영향으로 수출 위주 경제인 한국 기업들의 CEO는 공급망 안정성을 중요한 전략적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1년 전보다 M&A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글로벌 기관투자자는 34%에 불과했고다. 61%는 1년 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변동범 EY한영 EY-파르테논 본부장은 “기업들의 M&A 추진 의지는 높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며 “기관투자자들이 바라보듯이 저성장 기조, 고금리, 지정학적 위기, 미국 대선으로 인한 불확실성 등의 여파로 올해에도 선별적으로 딜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