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개최
韓 '나전철기'ㆍ中 '조칠기'ㆍ 日 '마키에칠기'
"옻칠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했다는 증거"
한국과 일본, 중국이 우호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동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의 주제는 '칠기'다.
9일 국립중앙박물관은 한ㆍ일ㆍ중 국립박물관 공동특별전 '삼국삼색(三國三色)-동아시아의 칠기' 언론공개회를 진행했다. 2014년부터 진행된 공동특별전은 박물관 간 상호 협력과 교류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다.
박물관은 지금까지 도자기, 회화, 청동기 등 삼국 문화를 포괄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의 전시를 개최해왔는데 이번 주제는 칠기다.
이날 박물관 관계자는 선정 이유에 대해 "삼국 모두 공통으로 옻나무에서 채취한 천연 수액을 가공한 도료를 사용하여 다양한 칠기를 제작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옻나무 수액에는 우루시올(urushiol)이라는 성분이 있다. 이 성분을 삼국이 공통으로 사용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삼국의 칠기는 습기와 병충해에 강하며 쉽게 부패하지 않아 땅속에 묻혀도 천년을 넘게 견뎌낸다. 이는 우루시올 성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연과 인간의 공존의 증거인 옻칠의 미래를 위한 환경 보호 또한 본 전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중의 하나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삼국의 아름다움과 개성을 자랑하는 칠기 46건이 소개된다. 진줏빛이 영롱한 자개를 붙여 꾸민 한국의 나전칠기, 금가루를 정교하게 가공하여 칠면에 뿌려 장식한 일본의 마키에(蒔繪) 칠기, 겹겹이 칠한 칠 층에 섬세하게 무늬를 새긴 중국의 조칠기(彫漆器)가 대표적이다.
한국의 나전칠기는 보는 방향에 따라 진주빛, 무지갯빛으로 영롱하게 빛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고(故)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인 '나전 칠 십장생무늬 이층 농' 등 다양한 무늬와 기법을 보여주는 조선시대 나전칠기를 만날 수 있다.
중국은 수천 년 동안 옻칠기술을 발전시켰다. 이번 전시의 중심이 되는 것은 조칠기법이다. 옻칠 기술, 회화, 조각이 결합한 독특한 기법이다. '조칠 구름무늬 탁자', '조칠 산수・인물무늬 운반 상자' 등을 만날 수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칠공예 기법은 마키에 기법이다. 칠기 표면에 옻칠로 무늬를 그리고 그 위에 금은 가루 등을 뿌린 후 표면에 다시 옻칠하는 방식이다. 이번 전시에는 '마키에 칠 연못무늬 경전 상자' 등이 전시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인고의 시간 속에서 하나의 명품 칠기가 완성되듯이 끊임없는 상호 교류 속에 세 나라가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10일부터 9월 2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