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사이 20% 이상 급락했던 비트코인이 다시 5만9000달러를 회복했다. 업계는 이번 회복세가 이달 초 순유출이 발생했던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저가 매수를 뜻하는 ‘바이 더 딥’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봤다.
10일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 데이터에 따르면 오후 2시께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 이상 상승한 5만9000달러 선에서 거래되는 중이다. 비트코인은 최근 한 달간 20% 이상 하락하며 한때 5만3000달러 선까지 후퇴한 바 있으나, 이번 주 최저점을 찍은 이후 차츰 가격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회복세는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다시 강력한 유입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금융정보 플랫폼 파사이드 인베스터 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2일과 3일 연속 순유출이 발생했던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는 5일부터 3거래일 연속 순유입으로 전환했다. 이 기간 발생한 총 순유입은 약 6억5430만 달러에 달한다.
이 같은 유입은 시장이 최근 하락한 비트코인 가격을 바닥으로 인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윤영 코빗 리서치 공동센터장은 최근 회복세에 대해 “가격 하락에 따른 ‘바이 더 딥’의 영향으로 보인다”면서 “ETF로 들어오는 자금도 이를 반영해 유입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 역시 이번 가격 하락을 매수 기회로 본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에 유입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최근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마운트곡스 상환과 독일 연방 경찰(BKA)의 압수 비트코인 매도 등 악재가 이미 어느 정도 해소됐거나, 과대 평가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최근 시장에 떠도는 악재가 과대평가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 대표는 6일 “2023년부터 시장에 유입된 자금은 2240억 달러가 유입됐는데, 각국 정부가 압류한 비트코인은 약 90억 달러로 전체 누적 실현 가치의 4%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어 전날인 9일에는 미국의 애널리스트인 알렉스 크루거의 분석을 인용하며 “마운트곡스와 정부의 비트코인 판매는 (상승) 사이클을 끝내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같은 날 알렉스 크루거는 “독일이 현재 보유한 물량을 한꺼번에 매도하고, 마운트곡스 채권자가 즉시 매도할 수 있는 물량의 30%를 시장가로 판매한다고 가정했을 때 10% 이상 하락할 수 있다”면서도 “시장은 이를 흡수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승화 디스프레드 리서치팀장 역시 “최근 독일 정부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 보유 물량, 마운트곡스 상환 관련 물량 등이 매도될 가능성이 제기됐고, 이는 실제로 시장을 크게 흔들기도 했다”면서도 “최근 발생한 급락은 물량이 실제로 매도돼 발생했다기보단 악재로 인한 공포가 선반영된 부분이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 상환 절차나 매도가 실제 진행되면서 이런 악재 해소에 대한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외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조정이 지속될 수 있으나 이번 상승장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몇 달 안에 주요 금융기관에 의한 비트코인 현물 ETF 채택이 진행될 것”이라면서 “현재는 비트코인 강세장의 절반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승화 팀장 역시 “장기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은 유지하고 있으며, 향후 미 연준의 금리 발표와 미 대선 결과,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