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작가 집중 조명'...경기도미술관, 도내 중진작가 '김은숙, 민성홍' 개막

입력 2024-07-1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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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작가 김은숙·민성홍 전시…9월 22일까지

▲2024 경기작가집중조명 전시 '김은숙, 민성홍' 포스터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이 도내 중진작가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선보이는 2024 경기작가 집중조명 전시 '김은숙, 민성홍'이 11일 개막했다.

경기도미술관과 경기문화재단 예술본부가 협력해 진행하는 '경기작가 집중조명'은 한국 현대미술계에서 독창적인 창작활동을 지속하면서 경기도의 지역성을 발현해온 중진작가의 작업세계를 전시로 구현하는 자리다.

올해 세 번째를 맞은 경기작가 집중조명에는 설치작가 김은숙(b. 1978), 민성홍(b. 1972)이 선정됐다. 작가들을 지금에 이르게 한 대표작과 지난한 작업 과정, 신작으로 가시화한 확장된 작품세계를 한 공간에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작가 김은숙은 우리 사회에서 '소통'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업으로 동시대 미술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작업 초기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기호 체계의 의미를 전복하거나 강조하면서 자본주의에 잠재한 모순을 드러냈다. 2014년부터는 '불확실성'이란 주제에 천착하기 시작한다.

더불어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대 속 소통의 수단이라 할 수 있는 '신호'를 작품에 구현하는데, 그 중 선박 간 깃발로 소통하는 '국제 해군기류(international maritime signal flags)'를 채택해 작업을 심화했다. 국제 해군기류는 알파벳 26개에 해당하는 문자기로 구성되는데, 각 깃발은 해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함축해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국제 해군기류를 문자체계로 삼아 경구나 격언을 다시 이미지로 만드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신작 '잠수함 속 토끼와 탄광 속 카나리아'(2024)와 '포도나무 옆 붉은 장미'(2024)는 그동안의 미학적 고민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신호를 구축한 김은숙의 작품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민성홍은 개개인이 사회적 상호작용으로 인해 겪는 변화와 양상을 구조적으로 풀어낸다. 일상적인 환경과 주체가 맺는 관계에 집중해 본인을 비롯한 사회 구성원의 경험을 객관적 상관물(objective correlative)에 투영해 가시화한다.

새의 부리가 환경에 적응하며 저마다 다르게 진화했다는 사실에 착안해 다양한 형태의 새를 제작했는데, 이는 작가 본인의 표상이자 사회 구성원 모두를 대변하는 모티브로 볼 수 있다.

2010년대부터 민성홍은 도시재개발로 인적이 사라진 곳에 남겨진 사물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사물을 작업실로 옮겨와 묵히고, 해체하고 재조합해 새로운 구조물을 만들었다. 이런 방식으로 민성홍은 '중첩된 감성(Overlapped Sensibility)', '다시락(多侍樂)', '드리프트(Drift)', '스킨_레이어(Skin_Layer)' 등 여러 연작을 완성했다.

나아가 신작 '순환하는 신체'(2024)에서 그는 사물에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한다. 작가가 탄생시킨 '신체'는 관람객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공간과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작가가 정교하게 구축한 '순환의 신체'는 관람객과 공간에 조응하면서 보는 이의 감각을 확장한다.

두 작가의 독자적인 공간을 연결하는 지점에는 그동안 연구를 기반으로 '아카이브 존(Archival Zone)'을 마련했다. 아카이브 존은 '경기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지니는 두 작가의 작업세계를 관통하며, 관람객에게 작업의 의미가 실질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기능한다.

전시 기간 관람객이 김은숙, 민성홍 두 작가를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작가와의 대화'도 운영한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각 작가의 연구를 진행한 연구자 임경민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신규사업팀장과 정일주 퍼블릭아트 편집장이 진행자로 참여한다.

전시는 9월 22일까지 진행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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