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서 트럼프ㆍ공화당 정책 관련 자산 주목
비트코인 등 비전통적 자산도 상승세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선거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하면서,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려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와 가장 연관성이 높은 경제 자산부터 재평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ATFX글로벌마켓의 닉 트위데일 애널리스트는 “의심할 여지 없이 이른 아침부터 아시아에서 먼저 보호주의 또는 안전자산 매수 흐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으며, 엔화와 달러가 매수되고 국채로도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총격 사건으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커져 투자자들이 트럼프 정책과 관련이 많은 경제 자산에 관심을 둘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라고 불리는 관련 자산은 안전 자산인 달러와 국채부터 민간 교도소, 신용카드, 건강보험 회사 주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투자자들은 달러와 채권이 강세를 보이고, 해당 주식 부문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투자자들은 미국 대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중국 위안화도 주시할 것이라고 블룸버그가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TV토론 이후 불거진 ‘고령 리스크’ 등으로 11월 대선이 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 또한 이번 선거가 민주당의 장기적인 분쟁으로 시장에 혼란을 불러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총격 사건이 미국 증시에 이변이 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40년 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총에 맞았을 때 미국 주식 시장은 하락세를 보이다가 조기 마감했다. 그러나 총격사고 다음 날인 1981년 3월 31일, S&P 500 지수는 1% 이상 상승했고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금융정보업체 BCA리서치의 마르코 파픽 수석 전략가는 “이번 공격이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채권 투자자들은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 시장은 트럼프가 백악관에 들어설 확률이 더 높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며 “트럼프의 당선 확률이 높아질수록 채권 시장 폭등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비전통적 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 비트코인도 상승세를 탔다. 미국 온라인 투자 플랫폼 캐피탈닷컴의 카일 로다 수석 금융 분석가는 “총격 사건 이후 비트코인과 금으로 유입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소식은 미국 정치 규범의 변화와 더 큰 정치적 폭력의 비상사태를 의미한다”며 “시장에서는 안전자산에 투자할 것이라고 하지만 비전통적인 안전자산에 더 치우쳐 있다”고 전했다.
이날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유세를 벌이던 중 총격을 받았다. 총알이 트럼프 귀를 향하면서 큰 부상은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쥐며 괜찮다는 손짓을 보였다. 유세 현장에 참가한 시민 한 명이 총에 맞아 사망했고, 총격범은 미국 비밀경호국(SS) 요원들에 의해 현장에서 사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