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주택 매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분양가 고공행진에 공급 부족 우려, 기존 집값 상승세가 더해지면서 조금이라도 덜 비쌀 때 집을 사려는 수요자들이 몰려들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기존 집값과 분양가 오름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서울 집값 오름폭은 내년 상반기 더 커질 수 있다며 시장에 쌓인 매물이 소진되기 전에 매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1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6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건수는 6370건이다. 2020년 12월(7745건) 이후 4년 6개월 만에 최대치다. 신고기한이 이달 말까지란 점을 생각하면 6월 거래 건수는 7000건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올해 1~2월 2600건 수준이던 서울 아파트 매매는 3~4월 4000건 이상, 5월 5000건대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집을 사는 사람이 늘면서 서울 아파트 매물도 빠르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의 자료를 보면 5월 말 8만4200건이 넘었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현재 8만여 건으로 4.6% 감소했다.
경기도와 인천도 마찬가지 양상이다. 경기도와 인천의 아파트 매물은 각각 14만9395건, 3만4133건으로 같은 기간 각각 3.1%, 2.3% 축소됐다.
수도권 주요 지역의 미분양 물량도 소진되고 있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광명시 '트리우스 광명'과 '광명자이힐스테이트 SKVIEW'는 최근 미분양 물량을 모두 팔았다. 용인 '영통역자이 프라시엘',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용인'도 완판에 성공했다. 서울 '상도푸르지오 클라베뉴'도 미분양 해소를 앞두고 있다.
계속 오르는 가격이 매수심리를 자극한 결과다. 전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에서 서울 집값은 0.38% 상승하며 2021년 11월(0.55%) 이후 3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경기도는 0.07% 오르며 상승 전환했고 인천(0.07→0.14%)은 전월보다 오름폭을 키우며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자료를 보면 6월 말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의 ㎡당 분양가는 1267만6000원으로 전월보다 8.28% 올랐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31.02% 뛰었다. 이를 3.3㎡로 환산하면 4190만4000원이다.
수도권 아파트의 ㎡당 분양가는 818만7000원을 기록했다. 전월보다 4.21%, 작년 동월보다 19.63% 오른 가격이다.
민간 사전청약 취소와 역대급으로 낮은 주택 착공 실적 등에 따른 공급절벽 우려 확대, 공사비 상승은 이런 추세가 강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더욱 키우는 요인이다.
전문가들도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기존 집값 오름세와 분양가 고공행진이 계속될 것이란 견해를 내놓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과 중금리에 대한 적응, 공급 부족 우려 등이 맞물리면서 집값이 상승 흐름을 탔다"며 "분양가는 높아진 원자잿값 반영과 제로에너지건축물, 층간소음 규제 강화 등을 고려하면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집값 오름세는 내년에 더 가팔라 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올해 연말까지는 그동안 적체된 매물이 가격 상승에 완충 작용을 하면서 오름폭이 물가상승률 정도로 나타나고 서울 대부분 지역의 가격이 회복될 내년 상반기부터는 이보다 커질 것"이라며 "내 집 마련을 고민 중이라면 올해가 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동산 시장 상승 흐름이 지속되더라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높아진 금리 등으로 무리한 대출이 어렵다는 점에서 2020~2021년만큼 과열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