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에세이] 연금개혁, 계속 국회에 맡겨도 되나

입력 2024-07-1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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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의실에서 국민의힘 3040세대 모임 ‘첫목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연금개혁과 관련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조만간 재개될 전망이다. 방향은 이상하다. 국민의힘은 ‘구조개혁 연계’를 주장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소득대체율 상향’을 아직도 못 버렸다.

여·야 주장은 모두 연금개혁 포기 선언에 가깝다.

여당의 주장부터 보자. 국민연금 기여율·지급률을 조정하는 모수개혁과 달리, 구조개혁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퇴직연금, 직역연금 등 노후소득 보장체계 전반을 연계·통합하는 거시적 개혁이다. 사회적 합의가 어렵고, 그만큼 개혁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더욱이 2026년 전국동시지방선거, 이듬해에는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 22대 국회에서 구조개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하잔 건 국민연금 개혁도 미루잔 말과 같다.

구조개혁 논의를 이유로 모수개혁이 미뤄지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미래세대에 전가된다. 비현실적 가정이지만, 적립금이 소진된 뒤 국민연금을 부과방식으로 개편하면 보험료 전부를 본인이 부담하는 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는 소득의 3분의 1을 보험료로 내야 한다.

오히려 모수개혁을 먼저 진행하는 게 구조개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국민연금을 일종의 ‘기준연금’으로 만든 뒤 직역연금을 국민연금에 맞춰 개편하면 된다. 또 기초연금, 퇴직연금, 주택연금, 개인연금 등 다른 연금제도를 국민·직역연금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재설계하면 된다.

야당의 소득대체율 주장에 대해선 반박도 지겹다. 저출산·고령화로 가입자가 줄고 수급자는 느는 추세에서 소득대체율을 높이면 보험료율 인상에 따른 수입 증가보다 소득대체율 상향에 따른 지출 증가가 커진다. 또 보험료율을 높이면 당장 20~30년은 적립금 소진 시기가 늦춰지지만, 적립금이 소진된 뒤 필요 보험료율을 낮추진 못한다. 필요 보험료율은 현재 보험료율이 아닌 지출 규모에 따라 결정돼서다. 결국, 소득대체율 상향은 미래세대의 부담만 키운다.

무엇보다 소득대체율을 지금보다 2~4%포인트(P) 올린다고 노후소득이 획기적으로 늘지 않는다. 소득대체율 40% 기준 급여액이 월 100만 원이라면, 소득대체율 2~4%P 상향 효과는 급여액 2만~4만 원 증가다. 이걸 위해 미래세대에 보험료 폭탄을 넘기잔 건 비합리적이다.

국민연금 개혁 논의를 국회에 계속 맡겨두는 게 옳은지 의문이 든다. 지난 두 차례 개혁에서도 국회는 개혁 주체가 아닌 훼방꾼이었다. 이제는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지금 국회에는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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