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일치 높은 상태 긴축적 통화정책 충격→인플레이션 유의하게 못 낮춰”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심세리 거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 곽보름 금융통화연구실 부연구위원)은 22일 BoK경제연구 ‘기대인플레이션 불일치와 통화정책 파급’ 보고서를 통해 “기대인플레이션의 불일치 정도가 높은 상태에서 긴축적 통화정책 충격은 인플레이션을 유의하게 낮추지 못했으며 성장률 전망치 등 실물지표는 단기적으로 이론과 반대되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기대인플레이션 불일치란 시장참가자(전문가) 간 기대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산포도 정도를 의미한다. 각 변수가 중심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등을 가늠하는 것인데 불일치 정도가 클수록 흩어져 있는 모습을 나타낸다.
연구팀은 컨센서스(Consensus)사의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 자료를 활용해 향후 1년에 대한 기대인플레이션 불일치를 산출했다. 조상 대상 기간은 2006년 1월부터 작년 11월까지로 설정했다.
분석 결과 기대인플레이션의 불일치 수준이 높은 상태에서는 통화정책 효과가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세리 부연구위원은 “불일치 정도가 높은 상태에서 긴축적 통화정책 충격은 인플레이션을 유의하게 낮추지 못했으며 성장률 전망치 등 실물지표는 단기적으로 이론과 반대되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불일치 정도가 낮은 상태에서는 긴축적 통화정책 충격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실물경기를 둔화시키는 전통적인 결과가 도출됐다”고 부연했다.
연구팀은 향후 인플레이션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질 경우 전통적 파급경로를 통한 통화정책 효과가, 이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신호경로’에 의해 상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신호경로란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을 향후 경제가 탄탄할 것이라는 신호(signal)로 민간경제 주체들이 받아들이는 경우 (기대)인플레이션이 오히려 상승하게 되는 효과를 말한다.
연구팀은 기대인플레이션 불일치를 낮추기 위해 통화정책의 투명성이 수반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시장참가자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대인플레이션의 불일치 정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심 부연구위원은 “물가 목표를 타깃하고 있다는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며 “포워드 가이던스 등도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곽보름 부연구위원은 해외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보팅레코드 등 정책결정 시 내부에서 나오는 과정도 (정책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영향을 준다는 내용도 있고, 투명성이 높으면 기대인플레션 불일치를 낮출 수 있다는 기존 연구가 있다”며 “다만 우리나라에서도 작동하는지는 추후 연구로 진행을 해봐야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