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막기 위해 주가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 카카오 창업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서울남부지법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22일 오후 1시 43분께 서울남부지법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한 김 위원장은 “시세조종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한정석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돼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지난 17일 검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지 5일 만이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2023년 2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두고 경쟁하던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공개매수가인 12만 원보다 높게 설정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같은 혐의를 받은 배재현 카카오 전 투자총괄 대표가 지난해 먼저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는 중인데, 당시 검찰은 카카오가 2월 16일, 17일, 27일, 28일 등 총 4일에 걸쳐 2,400억 원을 들여 SM의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봤다.
이 과정에 김 위원장도 관여했다고 보고 이번 기소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이다.
검찰은 다만 김 위원장 공소장에 지난해 2월 28일 하루에 대한 시세조종 혐의만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 아침 김 위원장이 포함된 투자심의위원회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위험해 보일지라도 도와달라”, “오늘 공개매수 꼭 저지해주세요” 등의 메시지가 오고갔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 측은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장내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매수방식과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는 입장이다.
때문에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는 김 위원장이 시세조종의 매수방식과 과정 등 전반적인 과정에 대해 용인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 수사는 지난해 10월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이 김 위원장 등 카카오 경영진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기면서 본격화됐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경기 성남시에 있는 카카오 판교아지트 소재 카카오그룹 일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8개월 만인 지난 9일 김 위원장을 비공개로 소환해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