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vs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 기관전용 PEF시장서 자존심 대결
일부는 자체 조달 계획…9월 초 조성 완료 전망
한투 부동산 PF 강점 살려 PF 대출 집중 목표
기관 전용 사모펀드(PEF) 시장에서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과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의 자존심 대결이 예고 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2000억 원 규모로 1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펀드 조성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의 첫 기관 전용 사모펀드(PEF)다. NH투자증권은 올해 2월 업계 첫 부동산 기관 전용 PEF를 설립, 시장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부동산 PF 대출 펀드 펀드레이징(자금 조달)을 위해 국내 한 기관투자자(LP)에 1600억 원 규모 출자안을 올려 심사를 진행 중이다.
전체 펀드 조성액은 2000억 원이다. 나머지 400억 원은 한국투자증권과 한국투자캐피탈을 통해 자체 조달하는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기관 전용 사모펀드는 2021년 4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사모펀드(PE)들도 부동산자산운용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출시된 상품이다. 개인이 아닌 금융회사와 같은 기관 투자자(연기금, 금융회사 등)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하여 투자하는 형태이다.
펀드는 ‘부동산 PF 대출’에 투자하는 대출 펀드다. 한국투자증권이 부동산 PF에 강점을 가진 만큼 PF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PF 투자 매물은 선순위, 중순위, 후순위 모두 슬라이드를 열어 둔다는 계획이다.
한 부동산 IB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부동산PF 매물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대출 펀드를 서둘러 마련해 좋은 물건을 담으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은 9월 초까지 펀드조성을 마칠계획이다.
펀드가 조성되면 NH투자증권과 선의의 경쟁체제를 갖추게 될 것으로 본다.
NH투자증권은 올해 2월 ARA코리아자산운용과 함께 2000억 원 규모의 부동산 기관 전용 PEF를 업계 최초로 설립하고 운용을 시작했다. 초기 거래 탐색에서부터 기획, 금융 조달, 운용, 매각(가치 제고)까지 전 사업 과정을 운용하는 형태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은 기관전용 부동산 사모 펀드에서 새 먹거리를 찾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초 3000억 규모 펀드 조성을 위해 펀드레이징에 나섰다. KB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 등도 펀드 조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부동산 IB 업계 관계자는 “각 증권사들에서 기관 전용 사모펀드 조성에 나서고 있다”며 “선순위나 통 트렌치(tranche) 방식으로 운영되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관 전용 사모펀드 규모는 매년 증가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대 규모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기관전용 사모펀드는 총 1126개로 전년 말 대비 28개(2.6%) 증가했다. 출자 약정액은 136조4000억 원, 이행액은 98조9000억 원으로 각각 11조1000억 원(8.9%), 1조8000억 원(1.9%)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