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ARPA-H 프로젝트 사업으로 실패 가능성은 높지만 파급효과는 큰 고위험·고수익 사업에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선경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추진단장은 26일 서울 중구 서울씨티타워에서 열린 ‘한국형ARPA-H 프로젝트 추진단’ 개소식에서 ARPA-H 프로젝트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는 국가 난제를 해결하고 국민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개발(R&D) 사업으로 의료·건강 서비스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오는 국민 체감형 R&D를 추진한다. 윤석열 정부는 한국형 ARPA-H 구축을 국정과제로 선정, 지난해 8월 국무회의 심의를 통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확정했다. 2024년부터 2032년까지 9년간 1조1628억 원의 총사업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중국과 미국 등은 바이오를 국가안보 주요과제로 선정하고 대규모 투자계획을 앞다퉈 발표했다. 한국도 2020년 1조5000억 원 규모에서 2024년 2조2000억 원까지 R&D 지원 규모를 확대했다”라면서 “늘어난 투자 규모를 뒷받침하는 연구지원에도 혁신이 필요해 한국형 ARPA-H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조 장관은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는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우리의 바이오헬스 기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첫 단추”라며 “사장되는 연구가 아니라 국민 건강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연구,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 될 기술개발을 추진하겠다. 바이오헬스 기술혁신의 글로벌 선두주자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차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은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신속한 기술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필수의료 위기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국가 기술 경쟁력 강화, 국민건강 향상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ARPA-H프로젝트를 이끌 선경 추진단장은 “건강이란 이슈가 개인을 넘어 한 국가의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을 흔들고 국제 평화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보건안보란 화두를 주제로 전 국민의 건강향상을 위한 담대한 도전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추진단은 넥스트 팬데믹, 초고령화, 필수의료 위기 등 국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5대 임무로 △보건안보 확립 △미정복질환 극복 △바이오헬스 초격차 기술 확보 △복지·돌봄 개선 △필수의료혁신을 선정했다. 현재 보건안보와 복지·돌봄 임무를 수행할 프로젝트 관리자(PM) 2명을 우선 채용한 상태다.
첫 번째 프로젝트로는 △백신 초장기 비축 기술 개발 △백신 탈집중화 생산시스템 구축 △근감소증 멀티모달(Multi-modal) 치료 기술개발을 정했다. 정부는 3개 프로젝트에 5년간 총 55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
백신 초장기비축 기술개발 프로젝트는 현재 3년 수준인 백신 보관기관을 10년 이상으로 연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미사용 백신의 생산과 폐기를 반복하는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는데 백신 보관기간을 수십년 이상으로 연장한다면 국가 백신 수급·비축 전략과 백신 생산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백신 탈집중화 생산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소규모·이동형 백신 생산 모듈을 개발·보급해 백신을 필요한 지역에서 빠르게 개별 생산·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근감소증 멀티모달 치료기술 개발 프로젝트는 노화성 근감소증의 근본적 치료를 위해 근육량 및 근 기능의 복합적 향상이 가능한 치료기술을 개발하는 계획이다.
추진단은 올해 말까지 PM 5명을 확보해 10개의 프로젝트를 추가 도출할 계획이다.
선 추진단장은 “실패를 용인하면서 성공하면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단 국민적 컨센서스를 얻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성실히 수행한 과제는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