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현 국민의힘 대표)과 고위직 인사를 조율했다”고 주장했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 목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청원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는 금융위원 임명을 목격한 이후 그 부분을 많이 취재하고 관심을 가졌다”며 “한동훈 전 장관이 당시는 민정수석실을 겸해 역할을 했기 때문에, 마지막에 고위직 인사를 최종 조율할 때는 두 사람이 조율하는 것으로 저는 인지하고 있었다. 그런 제보를 실제 받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최 목사는 “(김 여사가) 수석도 야단치고, 장관·차관 자리를 임명하면 전화해서 (의향 전달도) 직접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했다.
김 여사가 장·차관 인사에 개입했다는 근거나 증거 자료가 있냐는 질문에는 “JTBC에 제보돼 있다”고만 언급했다.
최 목사는 자신이 김 여사에게 직무와 여러 가지 청탁을 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김 여사에게) 여러 가지 선물을 제공했고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국정자문위원 위촉과 국립묘지 안장 등) 여러 가지 청탁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는) 주는 선물은 모두 받아 챙기셨다”며 “청탁 중에 일부는 반응이 없었고 나머지는 들어주려고 청취는 했는데 청탁이 이뤄진 것은 한 건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 목사는 명품 가방 선물 장면을 촬영한 경위에 대해서는 “(2022년 6월) 1차 접견 때 여사가 제가 보는 앞에서 금융위원을 임명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다음에 여사를 접견할 기회가 있으면 증거를 채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서 “미국에서는 언더커버라고 한다. 몰카가 아니다”라고 했다.
최 목사는 2022년 6월부터 9월 사이 김 여사에게 180만 원 상당의 샤넬 화장품·향수 세트, 자신의 저서와 전통주, 고급 양주와 전기스탠드, 300만 원 상당의 디올백 등을 선물했다.
최 목사는 “스탠드 안에는 도청 장치나 폭발물도 들어갈 수 있어 ‘설마 안 받겠지’ 하면서 경비에 맡겼는데 비서가 찾아서 다 받았다”며 “제2부속실과 민정수석실이 없는 사각지대를 이용해 김 여사가 정말 마음대로 권력을 사유화하고 경호 시스템을 무력화하면서 이권에 개입하고 인사 청탁을 하고 국정농단을 하고 있구나 하고 확신을 더 갖게 됐다”고 주장했다.
청문회에는 최 목사가 김 전 의원의 국립묘지 안장을 청탁한 이후 최 목사와 통화한 국가보훈부 서기관 A 씨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A 씨는 “(대통령실에 파견된 국가보훈부 과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사실은 있다”면서도 “일상적인 민원으로 생각했다. 부정 청탁에 대해 들은 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