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슈퍼파워로 만들 것”
가상자산 업계 표심 의식
해리스도 업계와 관계 재설정 모색
27일(현지시간) NBC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2024’ 콘퍼런스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이 이 지구의 가상자산 수도이자 세계 비트코인 슈퍼파워가 되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연방정부가 보유한 가상자산을 절대 매각하지 않고 전략적으로 보유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비트코인 투자자는 다 아는 기본적인 규칙인 ‘비트코인을 절대 팔지 말라’를 너무 오랫동안 어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100여 년 전의 철강산업과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가상자산을 채굴하고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가상자산과 비트코인 기술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중국과 다른 나라들이 그럴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이 장악하게 둘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2019년까지만 해도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은 돈이 아니다”라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표심을 의식한 듯 올해 5월부터 가상자산 옹호로 입장을 선회하고, 업계 인사들을 정치후원금 모금 행사나 자신의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에 초대하기도 했다.
그는 “가상자산을 규제하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미국에 해롭다”면서 “그들이 이번 선거에서 이긴다면 여러분 모두 사라질 것이고 그들은 무자비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가상자산 산업 규제를 추진해온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고하겠다고 발언해 행사 참석자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그는 “규제는 있겠지만, 지금부터는 해당 산업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이 규칙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겐슬러 위원장의 임기는 2026년까지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행사에 등장함으로써 올해 대선에 1억6000만 달러(약 2217억 원)를 들여 로비활동에 나설 채비를 한 가상자산 업계의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굳히게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행사 주최 책임자인 데이비드 베일리는 “결국 모든 정당이 비트코인 지지자들과 교류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필수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엑스(X·트위터)를 통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이번 콘퍼런스에 초대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해리스 부통령도 가상자산 업계와의 ‘관계 재설정’을 모색하기 위해 업계 관련 인사들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발언에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아 한때 7만 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