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방송4법'에 맞선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가 31시간 만에 강제 종료된 가운데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필리버스터를 4번 진행하겠다는 것은 제도의 취지를 오히려 희화화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2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제도는 필요하나, 방송 관련 4법은 한 패키지인데 국민의힘은 이걸 분절해 진행되는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걸고 있다"고 비판했다.
'방송4법'이 국회를 통과해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확실시 여겨지는 상황. 그는 "오히려 이번 회기에 올라와 있는 노란봉투법 등 여러 가지를 놓고 교환을 해야 할 부분도 있지 않느냐"며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에 대한 기대가 컸다"고 말했다.
이어 장예찬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이 여당의 전당대회 당시 '한동훈 여론 조성팀'을 주장한 것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당시 '한동훈 특검' 같은 것도 진지하게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런 것들이 교환의 대상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고 당연히 한 대표 측도 '윤 대통령과 나는 다르다'는 차별화를 내세울 줄 알았다"며 "한 대표가 아직 윤 대통령과 진지하게 각을 세울 생각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한 대표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지속적으로 '제3자 특검법'을 주장하며 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이 의원은 "한 대표가 바라는 게 정확히 뭔지 파악할 수가 없었다. 어떤 부분만 넣어서 하면 되냐고 물었는데 답이 없더라"며 "대법원장 추천 특검을 낸다면 한 대표와 그를 따르는 이들이 통과에 협조하겠느냐고 2주째 물었지만 답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점식 정책위의장의 교체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유임하느냐 마느냐 갖고 벌써 줄다리기를 시작한 것 같다. 드디어 (한 대표에 대해) 참교육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친윤계가 친한계에 각을 세운다는 입장에는 "대선과 지선을 이긴 당대표를 쫓아낼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며 "그냥 한 대표가 싫은 것"이라 평가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에 대해 "채택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단언하며 이 후보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문제 된 법인카드 등의 부분에 대해 납득할 만큼 소명이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책적 능력 검증을 위해 사장 선임할 때 언론노조 출신을 배제하겠다는 것이냐 등 구체적인 질문을 했는데 대답을 못하더라"며 "정책 질의 역시 방통위원장이 되면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체크를 해봤는데 답을 안 했다. 그럼 의심을 가지게 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 후보자와 함께 방통위의 부위원장으로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공식적 청문회 일정은 끝났다"고 언급했다. 이어 "개혁신당 의원들이 대전 MBC에서 추가자료를 받은 게 있어 그걸 공개하는 과정은 있을 것이다"고 예고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가 2인 체제에서 의결을 시도하면 즉각 탄핵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골치 아프다. 탄핵은 보통 어떤 사람이 무슨 일을 행할 경우 직무와 관련해서 해야 헌법 재판소에서 탄핵 인용이 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라며 "이건 소위 말하는 예방적 탄핵이고, 이게 남발하게 되면 뭐든 할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지난번에도 동의하지 않은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 당시 국민의힘에서 최소 3표의 이탈 표가 나온 것에 대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에도 찬성했을 것이고, 나머지 두 명은 앞으로의 활동을 위해서라도 밝히지 않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서 '기표 실수'라 주장한 것에 대해 "오히려 '우리 의원들이 바보다'라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어차피 조금씩 수정돼 계속해서 제출되는 특검법인데, 그럴 때마다 당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는 것을 체감해 내부에서도 조금씩 반응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