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에 불과…청소년 출입시간 어긴 죄책 물을 수 없어”
실제 집행하는 자에 해당하면,
양벌 규정 적용돼 처벌될 수도
PC방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종업원에게까지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산업법)상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이 법에 따라 기소를 유예한 검찰 처분을 취소하라고 명령했다.
헌법재판소는 29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PC방 종업원에 불과한 청구인에 대해 “게임물 관련 사업자로서 또는 PC방 출입 관련 업무를 실제로 집행하는 자로서 옛 게임산업법 위반죄가 인정된다고 본 기소유예 처분이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라고 판시했다.
헌재는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청구인의 심판 청구를 인용하는 결정을 선고했다.
수원시 영통구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A 씨는 ‘청소년 출입 시간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해 청소년 6명을 출입하게 했다’는 이유로 수원지검으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에 A 씨는 2022년 11월 말 기소유예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청구인은 이 사건 PC방에서 평일 밤 9시부터 자정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는 종업원이고, 업주로부터 그 퇴근 이후에도 PC방 출입 관련 업무를 위임받아 실제로 집행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라며 “수원지방검찰청 기소유예 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헌재 관계자는 “옛 게임산업법 위반행위 주체는 ‘게임물 관련 사업자’에 한정되고, 종업원은 ‘게임물 관련 사업자’에 포함되지 아니한다”면서 “PC방 종업원에 불과한 청구인에게 ‘게임물 관련 사업자’임을 전제로 게임산업법 위반의 죄책을 지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PC방 종업원이라 하더라도 게임물 관련 사업자로부터 그러한 업무를 위임받아 실제로 집행하는 자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양벌 규정이 적용돼 처벌될 수 있다는 것이 헌재 설명이다.
박일경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