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3580억 달러'로 시장 성장
'현지 완결형 체제' 구축으로 대응
LG전자가 본격적인 냉난방공조(HVAC) 사업 강화를 위해 인재 수혈에 나섰다. HVAC는 전 세계적인 탈탄소·친환경 정책 흐름과 더불어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열풍 등으로 차세대 먹거리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LG전자는 HVAC를 B2B 사업의 중요한 한 축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생활가전(H&A) 사업본부는 다음 달 2일까지 HVAC 사업 관련 6개 직군에서 경력 사원 채용에 나선다.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앞서 탄탄한 인재 풀을 구축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원전·플랜트 기구 설계 △히팅 제품 기구 설계 △환기 제품 기구 설계 △칠러(냉동기) 설계 △시스템에어컨 기구설계 및 Cycle 설계 △칠러 제품 국내·해외 영업 등이다.
설계 직군은 원자력·플랜트 내 내진·내환경 등 신뢰성이 강화된 제품 설계, 주거 환경에 적합한 히트 펌프 제품 설계, 실외공기전담공조시스템(DOAS)·공기조화기(AHU) 등 실외 제품 설계, 냉동공조 핵심부품 설계, 냉동기 제어를 위한 로직 설계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영업 직군은 시행사·건설사 및 국내·외 플랜트 현장 영업 및 고객 관리 임무를 맡는다.
HVAC는 온도·습도·공기 품질 등을 사용 목적에 따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특히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 트렌드와 맞물려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HVAC가 그 해결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AI 발전으로 인해 데이터센터가 폭증하고 있는데, 여기에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HVAC가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HVAC 시장은 2019년 2408억 달러(약 314조 원)에서 2030년 3580억 달러(466조 원)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LG전자는 올해 HVAC를 기업간거래(B2B) 사업의 한 축으로 삼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해 ‘2030 미래비전 발표회’ 당시 HVAC 사업 매출을 두 배 이상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LG전자는 25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선진시장 중심 친환경 정책이 강화됨에 따라 히트펌프 기반의 고효율 에어 솔루션 제품의 신규 수요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기에 AI 관련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도 급성장하면서 고효율 칠러 제품 공급을 통해 선진시장 수주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HVAC 중심의 B2B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에는 유럽 HVAC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에어솔루션연구소’를 신설했다. 이곳에서는 유럽 현지 기후에 최적화된 맞춤형 고효율 솔루션을 연구한다. 유럽 현지 실사용 환경에 맞춰 설치·테스트하면서 차별화된 품질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에도 각각 1곳씩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LG전자는 연구개발(R&D)부터 판매와 유지 보수에 이르는 모든 단계를 판매처인 현지에서 수행하는 ‘현지 완결형 체제’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그 일환으로 현재 전 세계 43개 국가, 62개 지역에 HVAC 아카데미를 세웠다. 이곳에서 매년 3만 명이 넘는 HVAC 엔지니어를 양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