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출시 지속…“가격보단 가치가 중요”
전기차 시장이 전체적인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접어들었지만 수입 브랜드를 중심으로 초고가 전기차의 판매는 꾸준히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시장에 판매된 초고가 전기차(1억 원 이상)는 총 3472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377대 대비 약 2.8% 늘어난 판매량이다. 구매 유형 중 절반이 넘는 57.7%(2004대)는 법인 구매자로 집계됐다.
이처럼 초고가 수입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는 모습은 전체 전기차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과 대비된다. 올해 들어 국내 전기차 시장은 고금리로 인한 가격 부담, 충전 불편 지속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판매량이 급감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내수 시장 전기차 판매 대수는 6만555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7만8466대에서 16.5% 줄었다.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9년 이후로도 1억 원 이상 초고가 수입 전기차 시장은 꾸준히 성장 중이다.
2019년 상반기 40대 판매를 시작으로 시장에 진입한 1억 원 이상 수입 전기차는 2020년 166대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성장했다. 이후 2021년 1082대로 판매량이 늘어난 데 이어 2022년 1747대, 지난해 3377대 등 6년 연속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처럼 초고가 전기차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자 수입 브랜드들은 초고가 전기차 모델을 국내 시장에 들여오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의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은 지난 22일부터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 ‘리릭(1억696만 원)’의 국내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아우디는 지난달 1억860만 원부터 시작하는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더 뉴 아우디 Q8 e-트론’을 출시했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벤츠)는 벤츠의 최상위 브랜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최초의 순수 전기차 모델 ‘디 올-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2억2500만 원)’를 8월 중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초고가 전기차 구매 고객의 경우 차를 구매할 때 가격보다는 브랜드 가치, 성능, 친환경성 등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가격에 민감하지 않은 고객들의 수요를 고려해 초고가 전기차 출시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