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약이' 신유빈(대한항공)이 '패자의 품격'을 보여주며 경쟁국의 찬사까지 이끌어냈다.
신유빈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세계 랭킹 5위 하야타 히나(일본)와 여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2-4(11-9, 11-13, 10-12, 7-11, 12-10, 7-11)로 석패했다.
이날 신유빈은 1게임을 먼저 따내며 승기를 잡았지만, 2~4게임을 연달아 내줬다. 듀스 끝에 5게임을 가져오며 동메달 희망을 불지폈으나, 최종 승자는 하야타였다.
아쉬울 법도 했지만, 신유빈은 경기 후 먼저 하야타에게 다가가 포옹하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신유빈은 코트를 한 바퀴 돌면서 손을 흔들고 허리를 숙이며 인사한 뒤 경기장을 떠났고, 관중도 그에게 기립 박수를 보냈다.
신유빈은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나 "그 선수도 그렇고 모든 선수가 열심히 노력하고 또 간절하다"며 "그런 부분에서 진짜 인정해 주고 싶었다. 저도 그렇게 더 단단한 선수가 되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축하의 뜻을) 전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신유빈의 스포츠맨십은 일본 열도를 뒤흔들었다.
2020 도쿄올림픽 혼합 복식 금메달리스트인 이토 미마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탁구는 경기 중 부상이 많은 가운데 두 선수가 많은 긴장감 속에서 열심히 했고, 마지막 한국 선수의 포옹에는 감동했다"고 전했다.
일본 데일리스포츠는 "승리의 순간 코트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는 하아탸를 신유빈이 다가와 웃는 얼굴로 포옹했다"며 "한국의 천재 탁구 소녀도 메달을 놓쳐 속상할 텐데 경기 중에도 끊이지 않았던 미소로 하야타를 축복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고 보도했다.
일본 네티즌들도 "감동적이었다", "본인도 힘들 텐데 대단하다", "패자의 품격", "앞으로 응원하고 싶다" 등의 찬사를 보냈다.
신유빈은 매너와 함께 '먹방'으로도 화제를 빚었다. 경기 전과 경기 중간 짧은 휴식시간에 바나나, 납작복숭아, 에너지 젤, 주먹밥 등 간식을 먹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온라인상에는 '귀엽고 야무지다'는 반응이 속출했다.
앞선 신유빈과 천멍(중국)의 준결승전 당시엔 중국 SNS에 '신유빈 냠냠'이 화제 키워드로 올라가기도 했다. 중국 팬들이 신유빈이 머리에 얼음 주머니를 올리고 간식을 먹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린 '팬 아트'도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