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일본증시, 엔저 동력 떨어져...떨어지는 칼날 잡지마라” [亞 블랙먼데이]

입력 2024-08-0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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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증시, ‘엔저’ 동력 상실
엔화 추가 강세 전망....“엔·달러 135엔대까지 떨어질 수 있어”

▲5일(현지시간) 오전 도쿄의 한 전광판에 닛케이225지수와 엔·달러 환율 등 주요 지표가 나타내고 있다. 도쿄(일본)/AP뉴시스

5일 일본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가 12% 넘게 폭락한 가운데 UBS글로벌자산운용이 “지금 일본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떨어지는 칼날을 잡는 것’과 같다”면서 투자주의보를 발령했다.

캘빈 테이 UBS자산운용 아시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CNBC의 ‘스쿼크박스 아시아’에 출연해 “일본 시장이 지난 2년간 이렇게 강하게 상승한 유일한 이유는 일본 엔화가 매우 매우 약했기 때문”이라면서 “엔저가 반전된 이상 바로 빠져나가야 하고, 저는 그 결과로 지금 모두가 빠져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6월까지만 해도 161.99엔대까지 치솟으며 38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던 엔·달러 환율은 142엔대까지 떨어졌다. 그만큼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올랐다는 이야기다.

엔화 강세는 무역이나 수출 기업의 비중이 높은 일본 주식시장에는 하락 압박을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일본은행(BOJ)이 지난달 31일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한 데 이어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경제·물가 추이가 전망대로 진행된다면 계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며 긴축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미국의 고용과 제조업 지표 부진으로 미국 경기침체 공포까지 덮치면서 엔화 강세 흐름이 더욱 커졌다.

테이 CIO는 최근 일본 주식시장 강세가 도쿄증권거래소가 주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이 일부 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주요 원동력은 엔화였다”고 단언했다.

그는 엔화가 일본 증시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라고 설명했다. 그는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일본 증시는 하락해왔다”면서 “불행하게도 일본 증시는 더 큰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엔화 가치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테이 CIO는 앞으로 BOJ의 금리 인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로 미·일 금리 격차가 점차 축소되면 ‘엔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값싼 엔화를 빌려다 금리가 높은 미국과 같은 다른 나라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테이 CIO는 “엔 캐리 물량이 추가로 청산되기 시작하면 엔·달러 환율이 135엔까지 떨어질 수 있다”면서 “물론 엔 환율이 일정 수준을 찾을 수 있긴 하겠지만, 현시점에서 일본 주식시장은 여전히 실제로 투자에 들어갈 만큼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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